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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타일' 콜로라도 상륙…픽업트럭 시장 재편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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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콜로라도

쉐보레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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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타일'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국내 상륙했다. 한국지엠은 26일 강원도 웰리힐리파크에서 신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판매 부진에 빠진 한국지엠이 미국서 수입한 픽업트럭으로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콜로라도의 외형은 육중하다. 최고 312마력을 내는 3.6L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또 1170L의 적재하중과 3.2t을 견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캠핑용 트레일러나 물론 수상 레저용 보트도 무리 없이 끌 수 있다. 몸은 육중하지만, 주행 환경과 엔진 부하에 따라 6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실린더만 활용하는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복합연비는 L당 8.3㎞로 준수한 편이다.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한 익스트림(EXTREME)·익스트림 4WD·익스트림-X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3855만~4265만원이다. 경쟁 차종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2340만~3085만원)와 차이가 크게 난다. 반면 국내법상 화물차로 분류돼 자동차세(2만8500원)를 포함해 취득세와 개별 소비세 감면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아메리칸 정통 스타일 픽업트럭만이 갖는 헤리티지와 상품성으로 국내 픽업트럭 매니어의 잠재 수요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픽업트럭은 렉스턴 스포츠(스포츠 칸 포함)가 견인했다. 한국지엠은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 콜로라도가 합세하며 픽업트럭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세단을 밀어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 추세와 오토캠핑·서핑 등 늘어나는 아웃도어 열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기존 픽업트럭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이 아닌 지금까지 한국서 선보인 적이 없는 새로운 픽업트럭 시장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구상 홍익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기존 국산 차 픽업트럭은 '짐차'로 이미지가 강했지만 콜로라도는 정통 픽업트럭으로 건강하고 튼튼한 느낌을 준다"며 "레저 활동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의 세컨드 카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픽업트럭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픽업트럭은 틈새시장이라기보단 틈새 차종에 가깝다"며 "최근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눈길을 끌겠지만,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 등이 4만여 대 정도 팔렸는데, 올해 하반기를 합해 5만대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로라도는 지난해 미국서 14만여대가 팔려 2017년보다 20%가량 늘었다. 이 때문에 국내 수요가 급증한다고 해도 제때 수요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미국 인기 차량이라 물량 조달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아직 출고량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월 1000대 정도 팔린다고 하면 성공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중한 몸과 픽업트럭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전폭 1885mm, 전장 5415mm의 콜로라도는 국내 일반 주차장 규격(2.3m×5m)에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요즘 팰리세이드(전폭 1975mm, 전장 4980mm) 운전자도 주차에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이보다 더 큰 콜로라도는 일반적인 주차장 이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콜로라도를 시작으로 내달 초 준대형 SUV 트래버스를 선보인다. 업계는 국내 완성차 생산·판매는 줄어드는 반면 수입차를 잇달아 들여오는 한국지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엠의 한국 철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마당에 최근 수입차 비중을 늘려가는 모양새는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가입해 완성차 업체로선 유일하게 한국자동차협회(KAMA)와 KAIDA에 동시에 발을 담갔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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