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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카르노 영화제 대상(영화감독 배용균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제42회 로카르노 영화체 작품상 수상작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을 연출한 배용균감독(38)이 귀국했다.
「아시아의 태풍 로카르노를 강타」라는 다소 흥분된 현지 언론의 제목이 보여주듯『달마가·…』은 그 아름다운 영상미와 강렬한 실험성으로 말미암아 세계 영화계의 찬탄과 함께무명의 그를 일약 스타로 부상시켰다.
배감독을 만나 그의 작품세계를 들어봤다.
-로카르노영화제는 작가정신이 충일한 신예들의 경연장이다. 무엇이 그랑프리를 받게 했나.
▲물신주의에 함몰된 현대인들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전통 문화에 대한 진한 향수를 느낀다. 달마가..은 불교소재의 영화지만 인간과 자연이 주고받는 내밀한 언어속에서 구도 또는 자연으로 회구하는 인간본래의 정신을 담아냈다. 이 점을 서양인들도 공감하지 않았나 싶다. (특별상부문인 기독교 평론가 협회장은 이 영화가 형식과 내용이 풍부하고 경이로운 이마쥬를 통해 문화와 종교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물질문명을 대체하는 영적인 세계를 표출했다고 평했다.)
-무명의 작가가 하루아침에 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아 더욱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언제부터 영화에 관심을 뒀나.
▲하루아침이란 표현은 당치않다. 나는 20년가까이 내가 할수 있는 영상작업을 위해 공부하고 기자재를 모으는등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예술은 인간이 보여주는 작업중 가장 외롭고 고독한 작업이다. 나는 나의 내밀한 상상력이 끊어지지 않는한 영혼과 인간, 그리고 자연이 빚어내는 이마쥬를 창출키 위해 무진 애를 쓸 것이다.
-『달마가··‥』의 아름다운 화면들은 어떻게 구상했었나.
▲『달마가…』의 1천2백여커트중 어느 한 커트도 어떻게하면 아름답게 보일까하고 고민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나의 관심은 각 커트속에서의 메시지, 그 은밀한 리얼리티의 추구에 있다.
배감독은 예술인의 본질은 자유인만큼 앞으로도 가능한한 혼자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달마가…』에 고승으로 출연한 노인이 영화가 완성되기전 유명을 달리한게 가장 아쉽다는 그는 가족관계는 영화와 관계없으므로 안밝히겠다는「진짜괴짜」다.
『달마가····』의 개봉여부는 극장주인이 걸어주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라고.<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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