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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써서 일 되게 하는 게 사무 능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48호 21면

책 속으로

사무력

사무력

사무력
김선일 지음
플랜비디자인

사무(事務)로 표현되는 서류작업은 사무자동화에 밀렸다. 미국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손 대신 머리를 바탕으로 일하는 지식경영을 이야기했지만 이마저 정보화 물결에 묻혔다.

기업체에서 교육업무를 맡다가 평생경력시대 강사로 일하는 지은이는 사무가 사무(思務)로 진화 중이라고 강조한다. 이제는 머리를 써서 좋은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를 마련하며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무(思務)경영의 시대라고 지적한다. 동원그룹 창업자 김재철 회장이 집무실을 사무실(思務室), 즉 ‘생각에 힘쓰는 방’으로 부른 데서 착안한 개념이다.

지은이는 생각의 힘이 전투·전쟁은 물론 조직 운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적벽대전은 제갈공명의 두뇌력이 이끈 승리였다. 포스코 정문에 걸린 ‘자원은 유한/창의는 무한’이라고 말대로 인간의 두뇌력은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로서 모든 조직을 가동한다.

지은이는 이런 두뇌력과 실행력을 동전의 양면으로 본다. 두뇌력이 기수라면 실행력은 코끼리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듯이 두뇌력은 실행력을 만나야 비로소 조직의 ‘꽃봉오리’가 된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봤어”라는 말로 기억된다. 실행력만 강조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두뇌력으로 일이 되게 할 방도를 찾으라는 ‘지상 명령’이다. 임무가 떨어지면 떠오르는 조직에선 ‘되게 할 방법’부터 찾고, 가라앉는 조직에선 ‘안 되는 이유’를 고민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여기에 사무력의 핵심이 담겼다. 생각하는 힘인 사력(思力)과 되게 하는 힘인 무력(務力)의 시너지다. 사무인에겐 물론 창업인에게도 필요한 두 보배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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