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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2학기부터 유학 전공자도 AI 배워…다른 대학도 AI·빅데이터 도입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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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중앙포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중앙포토]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한모(21)씨는 문과생이지만 평소 인공지능(AI)·빅데이터에 관심이 많다.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1~2년 뒤에는 이에 대한 지식 없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씨는 “현재 목표로 하는 문화기획이나 출판 쪽으로 취업하면 대중이 원하는 트렌드를 파악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AI·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며 “일반 회사에서도 빅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통찰력)를 얻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AI·빅데이터에 대해 배울만한 곳이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무크(MOOC·온라인 공개수업)나 유튜브를 활용해 독학도 해봤지만, 기초지식이 부족해서인지 꾸준히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한씨는 “1학년 때는 AI·빅데이터 관련 외부강연을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일회성이라 그런지 큰 도움이 안 됐다”며 “앞으로 AI·빅데이터가 영어보다 중요해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다”고 답답해했다.

AI·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씨처럼 고민하는 대학생이 많은 가운데, 성균관대가 올해 2학기부터 유학대·예술대 등 모든 학과에 AI·빅데이터 교과목을 도입한다.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AI·빅데이터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돕자는 취지다.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나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에서는 이미 인문사회 전공자를 대상으로 AI 교육을 진행 중이다. 국내 대학 중 모든 학과에서 이런 교육을 하는 것은 성균관대가 처음이다.

7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9월에 시작하는 새 학기부터 모든 단과대에 맞춤형 AI·빅데이터 과목을 개설한다. 유학대 학생들은 ‘유학과 인공지능 개론’, 예술대 학생들은 ‘예술과 빅데이터’, 사범대 학생들은 ‘인공지능을 위한 수학’ 수업을 듣는 식이다. 강의는 각 단과대 소속 교수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가 협업해 팀티칭으로 진행한다. 성균관대는 이를 위해 지난 학기부터 교육과정 개편을 진행했고, AI를 가르칠 교수 6명도 새롭게 뽑았다.

성균관대 전경. [중앙포토]

성균관대 전경. [중앙포토]

성균관대는 2016년부터 전교생에게 소프트웨어 기초소양 교육을 의무화했다. 현재 성대 모든 신입생은 4학점짜리 소프트웨어 관련 교과목인 ‘컴퓨팅사고와 SW코딩’과 ‘문제해결과 알고리즘’을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출신인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은 평소 “앞으로는 외국어 능력과 함께 AI 활용 능력을 갖춰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 교육에 AI·빅데이터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다른 곳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9월 성균관대를 포함해 고려대·카이스트에서 AI대학원이 문을 연다. AI대학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산·학 협력을 바탕으로 AI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과기부는 올해 하반기에 2곳을 추가로 선정·지원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지난달 구글과 MOU를 맺고 AI 교육·연구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고, 포스텍은 내년부터 AI 수업을 필수 이수 과목으로 선정했다. 또 가천대는 2020학년도부터 학부 과정에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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