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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화 7편 부산서 상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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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화 7편이 한국영상자료원의 소장용 자료로 입수됐다. 이 영화들은 이르면 다음주 중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 처음 소개될 예정이다. 한국영상자료원.부산시.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관계자들은 지난달 28일 금강산에서 북측 조선영화수출입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7편의 필름을 넘겨받아 국내로 들여왔다고 1일 밝혔다.

7편은 '내 고향'(강홍식 감독.1949년작),'신혼부부'(주동진 감독.55년작),'우리 렬차 판매원'(신정범 감독.73년작),'기쁨과 슬픔을 넘어서'(리상욱 감독.85년작.사진),'봄날의 눈석이'(리춘구 감독.89년작) '대동강에서 만난 사람들 1.2부'(김길인.리경진 감독.93년작)등 시대별로 고르다.

문예봉 주연의 '내 고향'은 해방전후 생활상을 다룬 작품. 삼각관계가 소재인 '기쁨과 슬픔을 넘어서'는 북한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키스신이 등장하고, '봄날의 눈석이'와 '대동강에서…'는 각각 조총련계와 민단계의 사랑과 중년 남녀의 재혼문제를 다룬다.

그동안 개인사업자가 상업 목적으로 북한 영화의 판권을 구입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정부기관인 영상자료원이 북한영화를 필름으로 소장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효인 원장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오던 사업이 최근 남북장관급회담에서의 사회문화교류 확대 합의와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 등 다각적인 요인 덕분에 성사됐다"면서 "이번에 들여온 것은 판권 구입이 아니라 비상업적 목적의 상영만이 가능한 영구임대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2일 개막한 부산영화제에서는 현재 정부 관련부처의 상영 허가 결정을 기다려 오는 7~9일 중 대영시네마 등을 통해 이들 7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상영불가'는 물론이고,'일반 상영'이 아닌 '제한 상영'결정이 날 경우에도 사전에 영화제 ID패스를 발급받은 관계자를 제외한 일반 관객은 관람이 불가능해 공개의 의미가 퇴색할 전망이다.

부산영화제는 2001년에도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탈출기'를 회고전에서 상영하려다가 이적표현물이라는 검찰의 해석에 따라 제한상영에 그치는 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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