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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헝가리서 동성 커플 광고 논란…무슨 내용이길래

중앙일보

입력

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에 설치된 코카콜라 광고판. [로이터=연합뉴스]

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에 설치된 코카콜라 광고판. [로이터=연합뉴스]

헝가리에서 일부 보수 여당을 중심으로 코카콜라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동성애 우호 이미지가 담긴 광고가 논란이 됐다.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코카콜라가 지난 7일부터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거리 버스정류장 광고판에 옥외 광고를 설치했다가 일부 보수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카콜라는 부다페스트에서 일주일간 열리는 시게트 음악 축제를 앞두고 해당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광고에는 '사랑의 혁명'이라는 테마로 남성 커플이 함께 웃는 사진과 함께 '설탕 제로(0), 편견 제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가디언은 해당 광고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극우 성향의 집권 여당 '피데스' 일부를 불편하게 했다고 풀이했다. 피데스는 유럽 기독교 민족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당이다.

피데스의 이슈드반볼도그 부대변인은 3일 코카콜라가 "자극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며 코카콜라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이어 일부 우파 언론도 코카콜라 광고에 대해  "동성애자들이 로비를 벌이며 부다페스트를 포위했다. 이를 피할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코카콜라는 "우리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모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사람을 사랑할 권리가 있다"며 자사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가 시게트 음악 축제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내에서 일부 보수 여당의 주장이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가디언에 따르면 헝가리에서는 동성애 포용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피데스 당 차원에서도 부대변인의 불매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성애 권리 옹호 단체인하테르는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헝가리인 3분의 2 가까이가 '동성애자들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응답했다며 일부 여당의 코카콜라 비판을 정치적으로 해석했다. 이들은 정부가 유럽연합(EU), 이민자, 노숙인에 이어 성소수자에게 화살을 돌리며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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