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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 반도체 타격…"미래 먹거리 이어 현재 먹거리인 D램·낸드 조준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한국 반도체의 미래 먹거리를 노렸다면 이번 화이트 리스트(수출 우대국) 배제는 현재의 먹거리를 정조준한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日, 미래 먹거리 이어 현재 먹거리 공격 

일본이 지난달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한 이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달 193nm(나노미터) 미만의 광원용 포토레지스트의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이번엔 245nm 미만의 마스크 장비와 기판의 수출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3nm 미만의 포토레지스트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있는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나 LSI시스템 반도체를 만든다. 245nm 미만의 광원용 마스크 장비와 기판은 두 회사의 현재 먹거리인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필수적이다.

일본은 이번에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수출 규제품목을 1100여 가지로 확대할 태세다. 이중 반도체 생산과 직접 관련되는 것은 크게 반도체 장비와, 마스크 장비, 마스크, 웨이퍼 등 4종류다. 그런데 반도체 장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2~3년간 반도체 수처 호황을 거치면서 선투자를 진행해 생산에 차질 없을 만큼의 생산라인을 구축해 놓고 있다. 웨이퍼도 일본뿐 아니라 미국이나 대만은 물론 국내 SK실트론 등 5개 이상에서 공급받고 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반도체용 마스크는 日 업체가 독점 공급  

하지만 마스크는 경우가 다르다. 마스크는 반도체의 미세 회로를 형상화하는 유리기판이다. 일본의 광학업체 호야(HOYA)와 신예츠케미컬이 독점 공급하다시피하고 있다. 특히 245nm 미만 광원용 마스크 기판은 14nm 안팎의 D램이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만들 때 필요하다. 즉, 일본이 245nm용 마스크 기판의 한국 수출을 어렵게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은 초미세공정에서 갈린다. 현재는 불화클립톤(KrF), 불화아르곤(ArF), 극자외선(EUV)의 광원을 이용한 공정 경쟁이 한창이다. 불화클립톤은 파장 길이가 248nm, 불화아르곤은 193~245nm, 극자외선은 13nm 정도 된다. 광원의 길이가 짧을수록 더 미세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14nm 안팎의 반도체칩인 D램이나 낸드플래시는 불화아르곤 광원을, 7nm급인 AP나 LSI시스템반도체는 극자외선 광원을 각각 이용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국내 업체가 70·40% 점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세계 D램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37억4700만 달러(49조 1000억원·점유율 43.9%%), SK하이닉스는 294억 900만 달러(약 33조 1000억원·점유율 29.5% )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세계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6%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업체 관계자는 "화이트 리스크 배제에 대비해 재고를 확보해놓긴 했다"면서도 "일본의 규제가 본겨화할 경우 불산이나 포토레지스트와 달리 대체처나 국산화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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