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각료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화이트국가 배제를 강행한 2일 오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회의 석상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나왔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북한이 미상의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과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국가안보회의(NSC) 상임회의는 아니었고 북한 관련 대응이 주요 논의대상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었지만, 일본의 각의 결정 직전 열린 만큼 관련 논의도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가 공개한 회의 사진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유근 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 차장이 태극기 배지를 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앞서 김 차장은 이전에도 일본과 관련해 중요한 발표를 하거나 한국 정부가 승부수를 띄울 때마다 태극기 배지를 달곤 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차장은 지난 달 10일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출규제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 워싱턴으로 날아가 '대미 여론전'을 펼칠 때도 태극기 배지를 달았다. 이후 19일 청와대에서 관련 브리핑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 차장은 당시 브리핑에서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는 자유무역 규범과 글로벌 밸류체인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국제법을 위반하는 주체는 일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초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도 일본”이라며 일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슷한 시기 김 차장이 외교부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면담했을 때나, 한-이스라엘 정상회담 자리 등에서는 태극기 배지를 달지 않았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