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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만 끝나면 급사|오이도 조개 떼죽음 현장|"공장폐수탓" "정화완벽" 맞서|천여 피해주민들 생계 걱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경기도시흥시정주동 오이도앞 개펄 2km는 떼죽음당한 동죽조개로 마치 자갈밭을 방불케해 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입니까. 저바다속에 묻혀있던 동죽조개는 우리 오이도 주민들의 생명선입니다.』
불과 1주일 사이에 3천여t의 조개가 떼죽음을 당해 10억여원의 피해를 본 경기도시흥시정주동900 오이도주민 2백7O여가구 1천여명은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며 시름에 싸여있다.
오이도앞바다는 천연적인 조개서식지.
이곳 주민들은 대대로 조개잡이로 생계를 이어온터라 층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오이도앞바다에서 동죽조개가 죽기 시작한 것은 지난10일부터 17일까지 불과 1주일사이.
건간망 어업을 하는 이마을 김승범씨(55) 가 지난10월 고기를 거두기 위해 바다에 나갔다가 처음 발견하면서부터 부락은 동요되기 시작했다.
◇떼죽음=오이도 육지에서 바다로 7백m에서 1천2백m사이에 너비 5백m, 길이 약2km 개펄은 떼죽음한 동죽조개들이 솟아 마치 조개더미를 연상하리만큼 피해현장은 처참하기만 했다.
조개서식지점은 약 3천3백여t으로 추정되는 동죽조개가 폐사, 밟히는것이 개흙보다 조개가 더 많아 마치 자갈밭을 방불케 했다.
오이도어촌계장 정용택씨(52·정주동1051) 는 『조개폐사는 오이도앞바다 뿐아니라 고잔어촌계앞바다와 반월·신길 어촌계앞바다까지 약4km에 이어져 피해량은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피해액을 t당3O만원씩 해서 3천3백t이 폐사, 10억원에 이른다며 당국이 하루빨리 원인을 규명, 대책을 마련해즐 것을 바랐다.
◇피해급증=오이도 앞바다에 동죽조개가 죽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오이도어촌계장 정씨에 따르면 4년전부터 매년 장마가 끝난 8월중순이면 동죽조개가떼죽음을 당했다.
88년에는 약50ha에 1건5백여t이 폐사했고, 87년에도 50여ha에 1천5백여t의 폐사로 각각 4억5천여만원의 피해를 보았으며 86년에도 30여ha가 죽었다.
정씨를 비롯한 이곳 어민들은 페사원인을 한결같이 인천지방과 소래지방에 있는 공장들이 장마철이면 페수를 바다에 방류, 오염되어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들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인천시논현동에 있는 H화약공장 부설 농약공장에서 페수를 대형 페수저장소에 저장했다가 장마를 이용, 대량 방류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H화약 관계자는 18일 『하루 5백t의 폐수가 나오지만 84년부터 10억원을 들여 만든 「오니」미생물투입방법에 의한 정화시설을 거쳐 방류되기 때문에 완벽하다』고 말하고 시흥조개폐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고잔등지 어민들로부터 많은 진정을 받아 페수시설을 공개했으며 어민들 주장대로 3천t규모의 페수저장탱크가 있으나 정화시설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방류되지 않도록 시설되어 있으며, 정화시설을 2시간만 가동안해도 미생물이 모두 죽어 다시 가동하려면 3개월이란 기간과 1천여만원의 경비가 소요, 24시간가동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원인조사=시흥시와 경기도는 지난17, 18일 피해현장을 확인, 국립수산진흥원에 피해원인조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당국은 지난4월27일국립수산진흥원 인천수산연구소에서 인천 동막·척전·고잔등지 앞바다 동죽폐사 원인규명때처럼 「밀식과 고온에 의한 자연페사」가 아닌가의 여부도 가려낼 방침이다.
피해조사차 현지에 온 시흥시산업과 남정수씨(36) 와 시흥시 관계관은 『죽은 동죽조개에서 기름냄새나 일체의 약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죽은 동죽조개의 거의가 1년산으로 2∼3cm크기의 중간패로 적정서식밀도가 평방m당 1백∼2백개인데 비해 이 지역은 약 3∼5배 정도가 밀식된 것으로 보고있다.
대대로 조개잡이로 생계를 이어온다는 주민 최규영씨(55·정주동990의8) 와 박태원씨(52) 는 『오이도주민 2백70가구 1천여명의 생계대책이 막연하다』며 『정부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확실한 원인이 규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어촌계장은 주민들이 하루 한사람이 50∼1백kg의 조개를 잡아 1만∼3만원씩 벌어먹고 살았으나 이젠 동죽이 전멸, 앞으로 1년간은 수입이 없게되어 닥쳐올 겨울나기가 걱정된다면서 당국의 빠른 원인규명을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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