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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골프 '울창한 숲, 바람을 지배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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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릴 영국 밀턴 케인스의 워번 골프장. [사진 브리티시여자오픈]

2019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릴 영국 밀턴 케인스의 워번 골프장. [사진 브리티시여자오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이 또한번 한국 선수들의 잔치로 끝날까. 나무가 울창한 코스에서 변화무쌍한 바람을 지배하는 자가 웃는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오늘 밤 개막 #바닷가 아닌 내륙 골프장서 개최 #고진영-이정은 등 우승 노려

AIG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1일 영국 런던 북부 근교에 위치한 밀턴 케인스의 워번 골프장에서 막을 올린다. 올 시즌 메이저 대회 4개 대회 중 3개 대회를 석권한 한국 선수들은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 2승의 고진영(24)을 비롯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정은6(23), 메이저 통산 7승의 박인비(31)와 2017·2018 시즌에 각각 메이저 1승씩 거둔 박성현(26)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보통 브리티시여자오픈은 바닷가에 위치한 링크스 코스에서 열려왔지만 올해는 내륙에 위치한 워번 골프장에서 치러진다. 1976년에 지어진 골프장은 유러피언 투어, 유러피언 시니어 투어 등이 치러져왔고, 브리티시여자오픈은 1990년대 주로 열려 지금까지 총 9차례 열렸다.

2019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릴 영국 밀턴 케인스의 워번 골프장. [사진 브리티시여자오픈]

2019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릴 영국 밀턴 케인스의 워번 골프장. [사진 브리티시여자오픈]

올해 대회가 열릴 코스는 워번 골프장의 3개 코스 중에 '마퀴즈 코스'다. 3개 코스 중 가장 나중인 2000년에 만들어졌는데 코스 설계 전문 기업인 '유러피언 골프 디자인'이 피터 앨리스, 클리브 클라크, 알렉스 해이 등 영국의 간판 골프 해설자 3명과 함께 설계했다. 코스에는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마치 거대한 숲 속 공원을 연상케 한다. 페어웨이가 좁고, 각 홀마다 굴곡도 심하다. 이 코스에서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치러진 건 2016년이 유일했는데, 당시엔 이미림(29)이 1라운드에서 이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10언더파)을 세운 바 있고, 최종 결과에선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16언더파로 이미림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나무숲이 빽빽해서 코스 위에선 바람을 잘 못 느끼지만, 나무숲 위의 바람이 강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정확한 샷 감각을 앞세워서 바람을 비롯한 환경을 지배하는 선수가 유리하다. 변화무쌍한 날씨가 두드러진 영국 특유의 환경을 넘어야 한다. 이미 연습 라운드부터 비바람 때문에 코스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이 속출했다.

다행히 대회 기간인 1~4일엔 비 예보가 없다. 다만 최저 기온이 영상 13도, 최고 기온이 2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돼 일교차가 큰 날씨에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이미림이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웠을 당시엔 화창한 날씨 속에 열려 144명 중 45명이 이 코스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바 있다.

박성현이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박성현이 29일 열린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샷을 시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사상 첫 2주 연속 메이저라는 부담감 속에 선수들은 막판 코스 적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성현은 "날씨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처음 출전했던) 2016년에도 날씨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서 "그때보다 경험도 많이 했고, 심리적으로도 편해 더 좋은 성적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비가 오는 건 괜찮지만 바람이 불면 다소 어려울 것 같다. 바람에 대비해 탄도가 낮은 샷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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