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네트워크 SY-24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묻힌 세 딸을 보며 절규하는 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도했다.
7개월 된 투카 등 세 딸은 시리아 정부군의 집중적인 폭격을 받고 무너져 내린 건물의 잔해 속에 깔렸다.
동생 투카 바로 옆에 깔렸던 언니 리암의 몸은 머리와 손만 빼고 온통 건물 잔해 속에 묻혀 있다. 리암은 나무 조각에 약간 걸려 있는 투카의 옷을 손으로 붙잡고 안간힘을 쓴다. 옷은 잔뜩 늘어난 상태고 동생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다. 잔해 속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언니는 어린 동생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세 딸의 아버지는 눈으로 바라만 볼 뿐 속수무책이다. 두세 걸음만 걸어가도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잔해를 밟고 다가가면 아래로 내려앉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으로 머리를 움켜잡으며 절규한다. 손을 쓸 수 없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비통함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구조대가 손을 쓰기 전에 건물은 2차 붕괴로 이어진다. 결국 세 딸은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바닥으로 추락하고 만다. 세 딸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동생의 손을 잡고 있던 다섯살 리암은 숨지고 투카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중태다. 리암의 옆에 있던 언니 달리아도 병원에서 수술을 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어머니 어머니는 폭격 당시 사망했다.
시리아 반군 지역에서 지난 열흘 간 공습으로 민간인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소문사진관]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시리아 정부와 동맹군이 학교와 병원, 시장 등을 공습해 지난 열흘 간 어린이 26명을 포함해 적어도 민간인 10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두 딸의 비극이 일어난 이들립주 아리하시는 수니파 주민들의 거주지역으로 시아파 정부는 이곳에 반군세력이 있다는 이유로 공습을 감행했다.
시리아 주민 4분의 3이나 되는 수니파는 시아파의 아사드 정권에 대항해 독재 타도와 민주화 실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