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한국와서 베네수엘라 트윗만 3건에 나경원 먼저 만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만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2019.07.24 오종택 기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만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2019.07.24 오종택 기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첫 일정으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하기 전 3개의 트윗을 올렸다. 한국과는 무관했다.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인 23일 1박2일의 일본 일정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했다. 그날은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날이었다. 독도 영공인지라 한ㆍ일 갈등도 다시 불거졌다. 백악관에서 외교 전략을 총괄하는 볼턴의 관련 트윗 수는 그러나 전무(全無)했다.

트윗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에겐 주요 의사 표현 수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6월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회동을 했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윗으로 경질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 대통령의 기조에 맞춰 볼턴 보좌관도 트윗을 주요 소통 수단으로 삼아왔다. 그런 그의 방한 후 한국 관련 트윗은 단 한 건이다. 그마저도 서울 도착 직후인 23일 오후 올린 것으로, 한국에 대해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정책에 적극 동참하라는 압박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재를 부탁했다는 한ㆍ일 관계 관련 내용은 24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전혀 없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오전 한국에서 올린 트윗. 죄다 베네수엘라 관련 내용이다. [트위터]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4일 오전 한국에서 올린 트윗. 죄다 베네수엘라 관련 내용이다. [트위터]

다음은 볼턴 보좌관의 23~24일 오전 현재 트윗 주요 내용이다.

23일 오후=“한국은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자 파트너이며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생산적 만남이 기대된다”  

24일 오전6시38분=(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글 리트윗) “6개월 전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으로 비준됐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지도자로서 그를 지지한 첫 번째 국가였음이 자랑스럽다”  

24일 오전8시20분경=“임시 대통령인 과이도와 베네수엘라 국민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전진하고 있으며 마두로의 압박과 협박, 살인 그리고 부패에 굴하지 않을 것이다”

24일 오전10시21분경=“미국은 과이도와 베네수엘라 국민의 평화롭고 민주적인 권력이양과 자유, 그리고 인권을 위해 투쟁하는 것을 지지한다”  

볼턴 보좌관은 24일 카운터파트 격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연이어 만날 예정이다. 앞서 그가 첫 번째로 만나겠다고 선택한 인사는 정부측이 아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였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중국ㆍ러시아가 영공 침범하는 사태가 있었던 것을 들어 한ㆍ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는 한ㆍ미ㆍ일 삼각 공조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