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농구가 이기는 길은 수비뿐"|한국선수 외곽슛은 손색없어 위치선정 미숙한 수비가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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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원 모어 세트 업 플리즈』(자, 다시 한번 해요).
더위속에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연신 찍어내며 남자농구대표팀 지도에 열을 올리는 파란 눈의 코치의 자세는 진지하다.
체육부의 외국인코치초청사업의 일환으로 지난5일내한, 18일까지 2주일동안 태릉선수촌에서 남자농구국가대표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노엄 엘런버거코치(50·미국 텍사스주립대).
『한국선수들의 외곽슛은 정말 일품이다. 자로잰듯한 슈팅은 NBA(미국프로농구) 선수들과 견줘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수비다.
리바운드 위치 선정이 잘못돼 찬스를 놓치거나 상대공격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문에 엘런버거코치가 주안점을 두고있는 훈련내용은 주로 수비자세의 교정. 강압수비를 펼때의 자리이동 내지는 2-3지역방어때의 이동플레이 요령등. 특히 리바운드 위치를 바로 선정하는 훈련과 상대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수비길목 선점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반복 실시하고 있다.
엘런버거코치가 이처렴 수비훈련을 강조하고 있는것은 단신농구가 장신농구를 극복하는 길은 오로지 안정된 수비뿐임을 믿고있기때문. 공격은 컨트롤 블럭(30초공격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전술)을 구사하되 수비만큼은 상대의 공격길목을 사전에 봉쇄,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공격파울을 유도하는게 승부의 관건이 된다는것.
실제로 텍사스대가 단신임에도 불구, 매년 미국대학농구리그 40걸안에 진입할수 있었던 것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한 엘런버거코치의 탁월한 지도력에 힘입은바 크다.
김인건 감독은 『구체적인 패턴 플레이는 한국선수들에게 적용시키는게 힘들겠지만 농구이론을 들어 조목조목 수비포멧을 바로잡아줌으로써 선수들에게 큰보탬을 주고있는게 사실』이라며 엘런버거코치의 열성적인 지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1천5백달러의 보수를 받게되는 엘런버거코치의 한국선수지도는 이번이 처음. 그러나 80년대초 FIBA(국제농구연맹)주관의 코치크리닉을 이수한후 동남아순회코치로 일본·대만·싱가포르등지를 돌며 아시아권선수들을 지도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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