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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박영선의 도발…불산 위기가 국내 대기업 탓?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18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느닷없이 불화수소 국산화 문제를 놓고 대기업을 겨냥했습니다. 그는 지난 18일 대한상의의 제주포럼에서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물어보니 불화수소 생산이 가능한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생산 차질 위기에 몰린 삼성과 SK를 사실상 저격한 겁니다. 같은 포럼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강연 후 관련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물론 만들 순 있지만 품질의 문제"라며 "국내 불화수소 생산의 디테일은 아직 떨어진다"고 반박했습니다.

일부 네티즌은 박 장관의 이 날 발언을 인용하며 "정부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해 이번 사태를 중기가 클 수 있는 기회로 삼자"고 주장합니다. 다른 한 편에선 "아직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상당한 현실에서 애국심만으로 무턱대고 국산 소재를 쓸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기초과학 발전은 우리 필요에 의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연구 및 개발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우선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입니다.

특히 업계 종사자들은 최 회장 말에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반도체 대기업 엔지니어는 "기업의 본질은 이윤 창출이지 (중기 키우기를 위한) 자원 봉사는 아니지 않느냐"며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최 회장 말대로 품질이 받쳐주는 외국 제품을 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습니다.

박 장관은 최 회장의 발언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밀어주고 끌어줬으면 지금의 상황은 어떠했을까요”라고 최 회장 발언을 다시 반박했습니다. 이에 한 네티즌은 "만약이라는 것은 역사에도 없고 경영에도 없다"며 정부가 자꾸 대기업에 손가락질을 하기 보다 앞으로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e글중심이 네티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실신시대' 청년들…"욜로(YOLO)의 비극" vs "경제 정책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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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앙

"기업에게 압박을 줘서는 또 안 되죠... 기준, 품질 이하의 제품을 자국산으로 쓰기보다는 그 품질이 궤도 위로 올라올 수 있게, 대기업과 정부가 투자를 하고 가이드 해줘야... 그게 장관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ID '아츄특공대' 

#네이버

"그러면 수출 주도 국가인 한국은 망합니다. 수입하는 게 유리한 것은 수입하고 그걸 이용해서 물건 만들어 수출하는 게 지금의 세계 경제 시스템입니다…기업인에게 책임전가하는 교묘한 발언입니다."

ID 'bada****' 

#네이버

"불화수소같은 제품이 나오면 -- 외국에서 사다 쓰면 될 일을 대기업에서 독성 물질이나 만들게 관여했다고 대기업을 족치자고 여론재판하는 자들 없을지 . 대기업 때려잡자고 난리 나지 않을지 "

ID 'tsts****'

#네이버

"국내 중소기업들도 실력 있는 기업들이 많지만 개발 후 제조까지 경험이 많은 일본 업체들이 일하기는 더 편함. 진짜 우리 중소기업을 키우려면 대기업들이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데... 지금같이 일본이 저런 식으로 나올 때 우리 중소기업들이 클 수 있는 기회임. 중소기업들의 건투를 빈다."

ID 'dk21****' 

#엠엘비파크

"미채용시 리스크는 국내 업체가 떠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품질이 비슷하더라도 공정 미세화 덕에 알 수 없는 불량이 나올까 하는 리스크가 생기니 채용 과정에서 보수적일 수가 있습니다. 그건 경영 상 판단일 순 있는데 그렇게 변심해도 리스크는 중소기업이 떠안을 거면…국산화 의뢰 후 위험부담을 같이 안아 왔다면 저런 불만들이 중소기업 측에서 드러나지 않았을 겁니다."

ID '느릅'

#네이버

"일본은 화학과 기초소재 분야가 발달돼 있다. 노벨상 수상자도 많이 나왔고, 그게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고 당장 돈이 안 되지만 정부지원과 오랜 연구로 이룬 것이다…당장 실적이 나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는 풍토가 국내 기초과학이 발달하지 못 하는 이유도 있다. 기업이 100원짜리 재료를 잘못 써서 4만원짜리 제품이 불량이 난다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단시간에 되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지원해라."

ID 'hylu****' 


김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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