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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 악어?…美 경찰 등 '동물 마약중독'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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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프리큐레이션]

악어. [프리큐레이션]

동물도 마약중독을 일으킬 수 있을까?

미국이 동물의 마약 흡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리화나 등 마약을 허용한 주가 늘어나면서부터다. 미국에서는 최근 의료용 마리화나 허용을 비롯해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합법화하는 주가 늘고 있다. 기호용 마리화나의 경우 지난 2012년 콜로라도·워싱턴주가 허용하기 시작한 뒤 지난달 일리노이주까지 허용하면서 모두 11개 주가 합법화했다.

문제는 동물도 마약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과 함께 지내는 애완동물은 물론이고, 야생동물도 마약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로레토 경찰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마약 방류 위험성을 지적했다. 테네시주 경찰은 무분별하게 방류된 마약이 하수구, 지하수를 거쳐 강물이나 연못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악어·오리·거위 등 야생동물이 마약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우리 주의 하수처리 시설이 훌륭하지만, 마약에 대한 정화 기능은 따로 갖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몇 주간 약물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을 발견했다며 카리톤 강 지류인 숄 크리크에 서식하는 악어 무리가 마약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악어·오리·거위들이 필로폰 등에 중독됐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 마약중개업자 집 수사 중 범인이 증거인멸을 위해 마약을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렸다"며 "마약 폐기를 하려거든 경찰서로 가져와 달라"고 당부했다.

사람과 함께 사는 애완동물의 마약중독 확률은 더 높다는 경고도 나왔다. 18일 미국수의학협회(AVMA) 공식 홈페이지에는 마약 중독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애완동물 사례가 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협회관계자는 마리화나 합법화 주가 늘어나며 동시에 마약중독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애완동물이 집 여기저기에 놓인 마리화나를 집어 먹거나 주인이 직접 음식에 마리화나를 섞어 애완동물에게 주는 등 애완동물들이 마약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AVMA는 지난 6월 성명을 통해 올해 마리화나와 대마초 등을 섭취한 동물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다며 마리화나의 성분이 애완견 등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니 주인들은 마리화나 안전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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