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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해 효과 봤나...창원 돝섬 방문객 벌써 10만 돌파

중앙일보

입력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에 세워진 황금돼지상. [사진 창원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에 세워진 황금돼지상. [사진 창원시]

황금돼지해인 올해 황금돼지 전설이 깃든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섬은 한 해 10만명 정도가 찾았으나 올해는 7월 현재 10만명을 넘어 연말까지 20만명이 찾을지도 관심사다.

7월 현재 10만명 넘어 연말까지 20만명 돌파할 지 관심 #최치원과 황금돼지에 얽힌 전설이 섬에 깃들어 있어

창원시는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돝섬을 찾은 관광객이 10만명을 넘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돝섬을 찾은 관광객이 10만827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 수가 급증한 것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황금돼지해의 영향으로 올해 돝섬을 찾는 관광객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20만명을 달성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돝섬은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도착한다. 면적은 11만2000㎡다. 둘레길은 1.5㎞로 약 40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섬 입구에는 정확하게 언제 건립됐는지 알려지지 않은 황금돼지상이 서 있다. 2010년 옛 마산·창원·진해시가 창원시로 통합하기 이전부터 세워진 이 황금돼지상은 돝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돝섬이 큰 피해를 보았지만, 이 황금돼지상은 무사했다. 언제부턴가 이 돼지를 보면 부자가 되고 코를 만지면 복이 두배가 된다는 소문도 나면서 관광객들이 코를 만지며 기념사진을 찍고 가는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돝섬의 돝은 옛말로 돼지를 뜻한다. 그런데 돝섬은 왜 그냥 돼지가 아니라 황금돼지섬으로 불리는 것일까. 관련 전설이 있어서다.

마산 돝섬 전경. [사진 창원시]

마산 돝섬 전경. [사진 창원시]

옛날 가락국 왕의 총애를 받던 한 후궁이 있었다. 이 후궁이 어느 날 궁중에서 사라져 골포(마산의 옛 이름) 앞바다 섬으로 와 되돌아가지 않았다. 신하들이 환궁을 재촉하자 돌연 황금돼지로 변해 무학산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후 황금돼지가 맹수로 변해 백성을 해치고 다녔다. 화가 난 왕은 군병을 동원해 황금돼지를 포위했고 그 순간 황금돼지는 한 줄기 빛으로 변해 섬으로 사라졌다. 그때부터 섬은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으로 변해 돝섬으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그 후 밤마다 섬에서 돼지 우는 소리와 함께 괴이한 광채가 일기 시작했다. 마침 골포에 은거하던 최치원이 어느 날 그 소리를 듣고 활을 쏘자 소리와 함께 광채도 사라졌다. 이후 최치원이 섬에 건너가 화살이 꽂힌 곳에 제를 올린 뒤에는 괴이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마산문화원이 2012년 펴낸 최치원 설화집 ‘최치원이 남기고 간 이야기’에 담긴 내용이다.

김영주 마산문화원장은 “한국 구비문학 대계에는 최치원이 돼지, 심지어 금돼지 자손이라는 설화까지 실려 있다”며 “우리 고장에서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기 어렵지만, 말에서 말로 유구한 시간을 걸쳐 이런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고 말했다.

마산합포구에는 돼지섬이 또 있다.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에 있는 저도(猪島·돼지 섬)라는 섬이다. 섬과 육지(구복마을)를 연결하고 있는 ‘저도연륙교(일명 콰이강의 다리)’도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다. 2017년 3월 이 다리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되면서 지역의 명물로 떠올랐다. 마산과 지척에 있는 경남 거제에도 대통령 별장으로 유명한 저도(猪島·돼지 섬)가 있다. 부산 가덕도에서 거제시 장목면 방향으로 거가대교를 타고 가다 보면 해저터널이 나온다. 이 해저터널을 빠져나와 조금만 더 가다 보면 섬을 관통하는 터널이 있는데 이 섬이 저도다. 섬 모양이 하늘에서 내려보면 돼지처럼 생겼다고 해 저도로 불린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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