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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 양반다리 때 사타구니 통증 있다면 이런 병

중앙일보

입력

걸을 때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 사타구니에 통증이 있다면 대퇴골두 골괴사란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고관절 질환 70% 차지 ‘대퇴골두 골괴사’ #과도한 음주·스테로이드 사용 등 위험요인

10일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고관절팀에 따르면 과도한 음주 등이 원인이 돼 30~40대 젊은 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대퇴골두 골괴사는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병으로 보행장애 등을 일으킨다.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하고, 상체의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중요 관절이다. 그런데 골반 뼈와 맞닿아 있는 넓적다리뼈의 가장 위쪽 부분인 대퇴골두 뼈 조직이 죽는 것이 대퇴골두 골괴사다.
대퇴골두는 다른 부위와 비교해 혈액순환 장애가 쉽게 나타나는데 뼈끝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 괴사가 시작된다. 이후 체중이 부하되면서 괴사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고 붕괴가 발생하면 결국 고관절 기능을 잃을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의 약 70%는 대퇴골두 골괴사가 차지한다.

전영수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고관절 치환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전영수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고관절 치환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과다 사용, 신장 질환이나 루푸스 같은 결체조직질환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전영수 강동경희대 정형외과 교수는 “한국인의 경우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40대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양쪽에 발생할 가능성도 50%나 된다”고 말했다.

골괴사가 시작되는 초기엔 다른 고관절 질환과 마찬가지로 통증이 거의 없어 방치하기 쉽다. 엉덩이나 사타구니 쪽 통증이 1~2주 이상 이어지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통증은 주로 사타구니 쪽에서 느껴지지만, 고관절 주위에 분포하는 신경에 의해 무릎이나 허벅지 안쪽까지 통증이 있을 수 있다. 계단 오르기나 점프 등 고관절에 힘이 가는 동작일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양반 다리가 힘든 경우에도 고관절에 이상이 있다고 의심해봐야 한다. 허벅지 한쪽 굵기가 상대적으로 가는 경우도 고관절 건강이 보내는 이상 신호 중 하나다. 근육은 자꾸 움직여줘야 탄력이 붙고 튼튼해지는데, 문제가 생긴 부위를 덜 움직이게 되면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돼 가늘어지기 때문이다.

치료법은 수술이 기본이다. 전 교수는 “골괴사가 크지 않거나 변형이 심하지 않을 땐 고관절표면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며 “괴사의 범위가 넓거나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는 전치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표면치환술은 괴사된 대퇴골두의 뼈를 제거한 후 특수금속으로 된 컵을 관절면에 씌워 정상 관절 기능을 복원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에도 일반 인공관절에 비해 뛰어난 운동 능력을 되살릴 수 있다. 태권도나 축구, 야구 같은 활동적인 운동이 가능하며 운동선수로 활동하기도 한다.

골괴사의 범위가 넓다면 고관절 전치환술을 택한다. 질병이 있거나 골절이 발생한 고관절의 일부분을 제거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된 기구를 삽입해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없애는 방법이다.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의 경우 인공관절의 수명이 가장 중요하다. 개원 이후 고관절 전치환술을 2200건 이상 진행한 강동경희대 측은 관절면이 거의 마모되지 않는 4세대 세라믹을 주로 사용해 수술을 진행한다.

대퇴골두 골괴사 예방을 위해선 평소 음주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해야 하며 햇볕을 쬐면서 야외운동을 하고 비타민 D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전 교수는 “평소 쪼그려 앉는 자세나 다리를 꼬고 앉는 것, 양반다리 등 고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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