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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남극에 신규 특별보호구역 제안…'펭귄마을'에 이어 두 번째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2년 1월 한국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아델리펭귄. 환경부는 8일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가 함께 아델리펭귄 서식지인 장보고 기지 인근의 인익스프레시블 섬을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고 이날 남극회의에서 제안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2012년 1월 한국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아델리펭귄. 환경부는 8일 한국과 중국, 이탈리아가 함께 아델리펭귄 서식지인 장보고 기지 인근의 인익스프레시블 섬을 남극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고 이날 남극회의에서 제안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이 중국·이탈리아와 공동으로 남극에 특별보호구역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남극회의에서 공식 제안했다.

한국 등 3개국이 이번에 제안한 신규 남극특별보호구역은장보고 기지 인근인 인익스프레시블 섬과 주변(Inexpressible Island and Seaview Bay, Ross Sea) 약 3.3㎢이다.

인익스프레시블 섬 등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2009년 남극 세종기지 인근에 지정된 특별보호구역(일명 펭귄마을)에 이어 한국이 주도하는 두 번째 남극특별보호구역이 탄생하게 된다.

한국이 지정을 제안한 남극특별보호구역 [자료 환경부]

한국이 지정을 제안한 남극특별보호구역 [자료 환경부]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극지연구소는 8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고 있는 제42차 남극조약 협의 당사국회의(이하 남극회의)에서 중국·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신규 남극특별보호구역 지정을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남극회의에는 남극조약에 가입한 54개국이 참가했으며, 지난 1일 개막돼 11일까지 진행된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이번 인익스프레시블섬에 대한 특별보호구역 지정 제안은 남극회의 산하 환경보호위원회에서 이견 없이 전체 당사국의 지지를 받았다"며 "관리계획 검토 소위원회의 세부 검토를 거쳐 내년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제43차 남극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국 등이 보호구역 지정을 신청한 인익스프레시블 섬은 남극회의에서 관찰 지표종으로 지정된 아델리펭귄의 번식지로 생태적 가치 뛰어난 곳이다.
바다가 결빙하지 않는 폴리냐(polynya)가 형성되는 특이한 지형으로 펭귄이나 바다표범 등 해양동물의 먹이활동에 유리하고, 남극도둑갈매기 등 다양한 생물이 분포하고 있다.

남극도둑갈매기 [중앙포토]

남극도둑갈매기 [중앙포토]

하지만 최근 관광과 연구 목적으로 사람의 출입이 늘어나 보호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해당 지역 약 3㎞ 남쪽 지역에 새로운 남극기지 설립을 목적으로 사전조사를 수행했으며, 수년 내 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한국은 2014년 2월 장보고 기지 준공 이후 아델리펭귄 서식지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남극의 환경적·과학적·미학적 가치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16개국에서 총 72곳을 지정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은 펭귄 등 보호할 만한 가치가 존재하는 구역에 대해 적절한 관리계획이 제시되고, 협의 당사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지정될 수 있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이 특정 국가의 주도로 지정돼도 영토 개념과는 무관하다.
해당 국가의 주도로 관리한다는 상징적 의미일 뿐 외국인 출입을 직접 통제하지는 않는다.
대신 한국이 제출해 승인받은 관리계획서에 따라 자국의 관리 당국으로부터 허가와 교육을 받아야 출입이 가능하다.

한국 등 세 나라는 지난해부터 관리계획 마련을 위해 두 차례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미국·뉴질랜드·독일 등 당사국의 의견을 반영해 이번에 최종 관리계획을 제출했다.

세종기지 인근의 남극 펭귄마을 [자료 환경부]

세종기지 인근의 남극 펭귄마을 [자료 환경부]

한편, 한국은 서(西)남극 남(南)쉐틀랜드 군도의 킹조지 섬 바톤반도 세종기지 인근에 있는나레브스키 포인트, 일명 '펭귄마을'(면적 0.98㎢)을 남극으로 지정받도록 추진해 2009년 32차 남극회의에서 승인받은 바 있다.

펭귄마을에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등 9종의 조류가 번식하고 있다.

남극 펭귄마을의 턱끈펭귄 [중앙포토]

남극 펭귄마을의 턱끈펭귄 [중앙포토]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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