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3개나 허용하다니...류현진 답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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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볼넷 3개를 허용한 것에 대해 현지 언론은 깜짝 놀란 눈치다.

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류현진. [AP=연합뉴스]

5일 샌디에이고전에서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류현진. [AP=연합뉴스]

류현진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내줬지만 삼진 5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다저스가 5-1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10승(2패)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은 1.83에서 1.73으로 더욱 떨어졌다.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그런데 이날 볼넷을 3개나 내줬다. 류현진의 한 경기 볼넷 3개는 지난해 4월 2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래 1년 3개월 만이다. 그러면서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은 13.43에서 9.99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평소 류현진은 볼넷을 안 주기로 유명하다. 이날 전까지 16경기에 나와 볼넷을 7개만 기록하고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4월 "초등학교 때부터 볼넷보다 홈런을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볼넷은 공짜로 출루를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안 좋다. 볼넷이 많은 경기는 안 좋게 흘러간다. 그래서 제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런 류현진이 볼넷을 3개나 준 것에 현지 언론은 놀라워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의 볼넷 3개에 대한 기록을 길게 언급했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은 올해 전반기 내내 보여줬던 훌륭한 지휘력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볼넷을 3개나 줬다. 그는 2회 초 윌 마이어스에게 허용한 볼넷은 의도한 것이라고 했지만, 나머지 2볼넷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마이어스에 이어 4회 초 이언 킨슬러, 6회 초 매니 마차도에게 볼넷을 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현진은 "마이어스가 나한테 좀 강한 편이어서 볼넷을 주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잘 됐다. 하지만 볼넷을 내주면 위기가 오기 때문에 어떤 아웃 카운트가 됐건 안 좋은 건 맞다. 다음엔 볼넷을 더 줄여야 하겠다"고 말했다.

볼넷 3개가 '부진했다'고 말할 기록은 아니다. 더군다나 6이닝 동안 안타 3개만 주고 무실점을 기록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현지에선 류현진이 워낙 볼넷을 안 주는 '컨트롤의 마법사'인지라 볼넷 3개가 많아 보이는 모양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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