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홍남기, 5대그룹 총수 만난다…日 보복에 직접 소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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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 5대그룹 총수들과 만남을 조율중이다. 사진은 김 정책실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 참석한 모습. 임현동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 5대그룹 총수들과 만남을 조율중이다. 사진은 김 정책실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 참석한 모습. 임현동 기자

정부가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5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조율 중이다. 재계와의 협조를 통해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부 측에서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룹 총수와의 만남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측 참석자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ㆍ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ㆍ최태원 SK그룹 회장ㆍ구광모 LG그룹 회장ㆍ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재계 측은 정부와 만나는 것은 맞지만, 일정 등 세부사항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 측에서 만남과 관련한 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날짜ㆍ장소나 만나는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도 이날 “(정부와) 만남 일정을 조율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은 일본의 수출 규제 사안을 그만큼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청와대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취한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조치는 WTO(세계무역기구)의 규범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일본이 이러한 조치를 철회하도록 하기 위한 외교적 대응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5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5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정부와 그룹 총수 간의 회동에서 주요하게 논의될 사안도 일본의 경제 보복일 가능성이 크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5대 그룹 등에 직접 연락해 소통ㆍ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정부와 기업들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그룹 총수들과의 만남이 조율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홍 부총리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 초청 조찬 강연에서 김 정책실장과 함께 5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을 추진하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청와대와 조율된 뒤에 말하겠다”면서 “못 만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다”며 재계와의 만남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화 주제가 일본의 수출 규제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많이 아끼겠다”면서 “일본 수출규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면밀히 검토도 하지만,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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