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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둘에 의지하는 팀 아니다"... '최용수 서울'의 이유있는 자신감

중앙일보

입력

4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최용수 서울 감독. [사진 FC서울]

4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최용수 서울 감독. [사진 FC서울]

 프로축구 K리그1(1부) 시즌 개막 전, FC서울은 우승후보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힘겹게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던 서울은 알렉산다르 페시치,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 등 외국인 선수 외엔 국내 선수 전력 보강도 쉽게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서울은 '서울다움'으로 K리그1에서 상위권 성적을 줄곧 이어가고 있다. 이 중심엔 최용수(46) 서울 감독이 있다. 중국 수퍼리그에 진출했다 잠시 휴식기를 갖고 지난해 10월 다시 서울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올 시즌 공격적이고 조직적인 '서울 스타일'을 회복시키면서 4일 현재 단독 2위(승점 38점·11승5무2패)에 올라있다. 서울 홈 관중들도 지난해 1만1566명에서 올 시즌 1만7252명으로 크게 늘어나 축구장으로 다시 발걸음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최 감독은 4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의식의 변화를 요인으로 꼽았다. 최 감독은 "팀의 로열티가 강한 선수들이 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자존심의 문제라고 본다"면서 "서울이 K리그의 역사와 전통의 팀인데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그런 의식 변화에 포커스를 뒀다. 우리가 못할 게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구성을 보면 몇몇 팀에 비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 자원과 주장 고요한 정도를 빼면 대부분 지난해보다 경기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그만큼 간절함과 자신감 회복을 했고, 팀 속에서 본인들의 역할에 대한 의식이 작년보다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 FC서울은 박주영(오른쪽), 고요한(가운데) 등 베테랑 국내 선수들의 선전을 앞세워 K리그1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FC서울은 박주영(오른쪽), 고요한(가운데) 등 베테랑 국내 선수들의 선전을 앞세워 K리그1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장 고요한도 비슷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작년엔 말로는 '하나로 뭉치자' '끈끈하게 하자'고 했는데 그런 게 실제론 많이 부족했다. 최 감독님이 들어오면서 선수들의 관계나 팀 분위기가 좀 더 좋아졌고, 선수들끼리도 단합이 잘 됐다. 작년에 비해선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전술적으로나 외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셨기 때문에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주셨다"고 말했다.

반환점을 돌면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특히 서울은 지난 18라운드 울산 현대전에서 알렉산다르 페시치와 오스마르의 부상으로 전력의 두 핵을 잃은 상태에서 19라운드 강원전을 맞는다. 최 감독은 "페시치가 부상을 당했지만 오히려 초심을 찾게 됐다. 경기력이 못 미칠 수 있지만 축구라는 게 11명이 하나로 상대하면 우리가 두려워할 팀은 없다"면서 "이럴 때 서울의 힘이 나와야 한다. 코너에 몰릴수록 우리 힘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한두 명에 의지하는 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내 메시지를 들으면 잘 알 것"이라고 한 최 감독의 말에선 어느 때보다 더 힘이 실렸다. '서울다움'을 보여온 서울이 '더 서울다워진' 모습으로 K리그1에서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구리=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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