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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한국 기업 5곳 콕 짚어 '대미투자 현황' 발표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대기업 총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해 대기업 총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2일(현지시간) 롯데·LG·SK·한화·현대차 등 한국 기업 5곳의 최근 대미 투자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성과 결산 자료에 “한국이 13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대미 투자국”이라고 공개하면서다. 일종의 ‘미국 투자 우수 기업’ 주요 사례를 선정한 셈이다.

트럼프 방한 성과 결산 자료서 #롯데·LG·SK·한화·현대차 등장 #삼성,CJ 빠지고 LG는 두 번 거론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017년 방한 이후 한국 기업들이 미국을 향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속속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료에 등장한 투자는 총 6건이다. 첫 타자는 현대차였다. 국무부는 “2017년 1월 현대기아차가 2021년까지 31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알렸다”고 소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투자 발표 당시 약속한 금액(약 3조6000억원)이 직전 5년간 투입한 돈(21억달러)보다 10억달러(1조1600억원)나 많아 화제가 됐다.

 LG전자는 유일하게 두 차례 대규모 투자를 한 기업으로 언급됐다. 미 국무부는 “LG전자가 2017년 8월 미시간 주 헤이즐 파크 첨단 전기차 부품 공장 설립을 위한 2500만달러(293억원) 투자계획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 주력 생산품은 전기차용 배터리팩이다. 올해 5월에는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LG전자 세탁기 공장이 문을 열었다. 3억6000만달러(4200억원)가 투입된 이 공장은 연간 120만대의 프리미엄 세탁기를 생산한다.

 국무부는 또 “2019년 2월 한화큐셀의 3.8기가와트 태양광 패널 공장을 조지아주 달턴에 유치했다”고 소개했다. 한화큐셀이 17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6월 착공한 이 휘트필드카운티 공장은 올 2월 생산 가동을 시작했다.

 SK그룹이 조지아주 잭슨카운티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주요 투자로 꼽혔다. 국무부는 “2019년 3월 16억7000만달러(약 1조9500억원) 규모 공장이 착공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장기적으로 총 50억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한국 기업, 미국내 일자리 5만여개 창출"

 국무부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및 계열사가 창출하는 미국 내 일자리는 5만2000여개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총 11억달러(약 1조2800억원)에 달한다. 이어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무역 관계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면서 지난해 한미 FTA재개정 협상이 “중대한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 내 일자리 보호 및 증대라는 핵심 성과를 올렸다”고 강조하면서다.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크게 감소했다. 국무부는 “양국 상품·서비스 교역에 따른 무역적자가 지난해 전년대비 20%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 무역흑자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반면 한국에 수출한 미국의 자동차, 농산물, 연료, 화학제품 규모는 지난해 모두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 기업인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미국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라며 투자를 독려했다. 이 자리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류진 풍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허영인 SPC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왼쪽부터)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 기업인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미국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라며 투자를 독려했다. 이 자리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류진 풍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허영인 SPC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왼쪽부터)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무부는 이번 1박2일간의 트럼프 대통령 방한 결과를 정리하면서 대북·안보 못지않게 투자·교역 문제를 부각시켰다. 자료에 한국 기업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투자금액까지 명시한 것은 이전과 비교해 상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대기업 총수들과 회동하며 대미 투자를 독려한 일정과 관련이 있다.

 당시 회동 자리에서 트럼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을 “훌륭한 리더”라고 일으켜 세우며 “대미 투자를 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지금보다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국무부의 투자 사례 리스트에 삼성과 CJ 그룹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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