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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울렛 초소선 “DMZ 위험 사라졌다”…오산 도착 땐 ‘아이언맨2’ 음악 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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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DMZ(비무장지대)는 매우 위험한 곳이었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모든 위험이 사라졌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동맹 상징 ‘함께 갑시다’ 새긴 옷 #에이브럼스, 트럼프에게 선물 #“골프 칠 때마다 한·미동맹 생각을”

30일 오후 2시43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DMZ 내 오울렛 초소(OP). 트럼프 대통령은 벙커에 올라 휴전선 너머 북쪽을 담담하게 둘러봤다. 북쪽엔 인공기가 펄럭거렸다. 동행한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방향을 바라봤다. 군사분계선에서 25m 떨어진 최전방 초소지만 두 정상의 얼굴에 긴장감은 없었다. 초소의 이름은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다 전사한 조셉 오울렛 일병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공동경비구역의 미국 측 대대장인 숀 모로 중령은 “최고 위협(No.1 threat)”이라며 두 정상에게 북한 초소의 위치를 설명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엔 아주 위험한 곳이었지만 지금 완전 달라진 곳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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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곳을 찾았던 미국 대통령들은 군복을 입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빨간 넥타이에 양복 차림이었다. 앞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 2012년 3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등이 이곳을 방문해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소개하면서 “남북 경제는 물론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됐다. 엄청난 노력을 했고 많은 변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오후 3시20분 두 정상은 한국군과 주한미군 장병이 근무하는 ‘캠프 보니파스’ 기지로 갔다. 문 대통령은 “이제 JSA(공동경비구역)는 대결과 분쟁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유엔군사령관)으로부터 한·미 동맹의 모토인 ‘함께 갑시다(Go Together)’가 새겨진 검은색 골프복 상의와 모자를 선물받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골프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다. 골프를 칠 때마다 한·미 동맹을 생각해 달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건네받은 골프복을 기자들 앞에 펼쳐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 직전인 오후 6시8분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헬기를 타고 도착했다. 헬기 프로펠러가 멈추자 준비된 무대의 뒷문이 열리고 대형 성조기가 드러나 배경을 채웠다. 영화 ‘아이언맨2’의 주제가이기도 한 ‘선더스트럭(Thunderstruck)’이 배경음악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기에서 내려 무대를 걸어오며 미군 장병 한명 한명과 눈을 마주치며 박수로 격려했다. 이어 무대 가운데 설치된 마이크 앞에 섰다.

“오늘 굉장히 생산적인 회동을 가졌다. 북한을 기다리는 크나큰 번영에 대해 얘기했다. 북한은 크나큰 잠재력이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북한 땅을 밟았다. 이건 아주 역사적인 순간이었다고 하는데 나도 그렇게 본다. 정말 크나큰 이벤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열린 한국전쟁 미군 유해 송환식을 언급하며 “우리의 정말 사랑하는 영웅들의 수십 년 늦어진 귀환을 가능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어떤 군사력도, 어떠한 다른 나라 장병의 용기도 미국의 공군과 해군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옆에 있던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여러분과 자리를 함께해서 대단히 기쁘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일훈·윤성민·임성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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