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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50주년 에세이 공모] 일반부 우수상 김철민

중앙일보

입력

1950년 한국전쟁의 잿더미속에서도 한국사회는 60년대이후 지속적 경제발전을 통해 세계가 놀랄만한 속도로 경제부국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이런 놀랄만한 결실의 숨은 힘에는 냉전시기 북한과 동북아 주변국들이 만들어 내는 불안정한 안보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군비 경쟁과 군비증강의 위협을 피하고 경제발전에 전력하게 해준 공고한 한미동맹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게 미국은 혈맹이었고 최고의 우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사회는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미국은 더 이상 최고의 우국도 파트너도 아닌 패권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반세기 한미동맹의 관계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탈냉전이후 변화된 국제정세와 양국의 국내사정에 변화로 인해 한미동맹관계 역시 변화의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한국사회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60년대 이후 지속적 경제성장과 80년대 이후 사회전반의 민주주의 신장은 한국민의 자국에 대한 국가위상을 재정의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즉, 한국민은 예전의 미국의 일방적 원조나 받는 과거의 한국이 아닌 OECD가입국으로써 월드컵과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역량 있는 국가로서 재정의하고 있으며, 대미관계에 있어 이러한 위치변화를 인정받길 원하고 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전쟁세대의 쇠퇴와 한국사회의 민주화,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세대가 하나의 세력으로 출현하게 되었고, 이들은 2002년 겨울 대선을 통해 한국정치 지형에 새로운 중요변수로 작용하게 되었다.

전쟁세대의 소멸과 쇠퇴와 함께 등장한 이들은 전쟁을 겪지않은 세대로 지난 5년간 대북 포용정책과 더불어 기존의 적대적 대북 인식의 기성세대와 달리 같은 민족이라는 긍정적 대북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따라서 이들은 부시의 더욱 노골화되는 미국의 자국이익에 집착하는 일방주의와 군사적 패권주의, 특히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 조성을 해 남북 관계를 방해한다 인식과 주한미군등의 한미 동맹의 성격이 불평등하다 인식을 가짐으로서 한국 사회내 기존의 우호적 대미인식을 부정적 인식으로 견인하고 있다.

현 시기 국제정치 패러다임은 상당히 혼재 되어있다. 즉, 무정부적 구조로 자국에 대한 폭력은 자국의 폭력을 통해 지켜한다는 자구적 구조의 현실주의 패러다임과 국가간 협력을 통해 세계평화를 유지 할수 있다는 자유주의 패러다임이 그것이다.

그러나 다자간 안보틀조차 존재하지 않는 동북아시아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은 여전히 냉전시기의 현실주의 패러다임이다. 적대 국가와 위협적 국가에 대처하기 위한 생존방법을 모색키 위해 한국은 다소 이상적 선택과 바램보단 지극히 현실적이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한다. 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여전히 한미동맹이다.

이를 지속시키기 위한 전제로는 한미간 비 수평적 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정부는 주한 미군철수시, 미국의 대 아시아전략-부상하는 중국 견제와 동북아 내 미국에 우호적 안보환경 조성을 위한 전진기지로써의 주한·주일 미군의 역활-에 가해야하는 수정의 기회비용보단 주한미군 철수시, 북한과 주변국의 위협에 대한 엄청난 군비경쟁과 이에 따른 한국사회내의 기회의 비용이 더 참혹하다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수평적 한미동맹관계 설정에 목 메기보단 현실적으로 비 수평적 동맹관계내에서 한국의 자국정책 결정과정에서의 자율성 확보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 현명하다.

한국정치 지형내 지역의 균열과 더불어 새로운 정치동원세력으로의 출현한 젊은세대의 반미감정은 향후 한미동맹 관계의 잠재적 위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속에서 한국정부는 무엇이 한국의 미래에 적합한 최선의 선택인지에 대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양국관계의 호혜적 방향의 SOFA개정과 YS이후 나타나는 양국의 대북 입장에 관한 엇박자를 방지하기 위해, 양국의 민간차원까지 확대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연구교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 한국내 나타나고 있는 반미감정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론형성의 주체로의 언론의 역할이다. 언론은 한국민이 양국관계에 대한 적절한 인식과 한국사회의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판단 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한국사회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현실을 무시하고 태양에 좀 더 가까이 이르기 위해 하늘을 날다 땅으로 떨어진 이카루스를 눈물을 보았다. 다만, 한반도 평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을 것 같은 우리의 소망과 노력은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기도와 노력으로 소생한 그의 여인처럼 언젠가 우리의 치열한 노력과 현명한 선택을 통해 그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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