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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5명 숨진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검찰, 1년 만에 기소

중앙일보

입력

5명의 목숨을 앗아간 ㈜한화 대전공장(사업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관리 책임자와 법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5월 29일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여 만이다.

지난해 5월 29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대전시 유성구 한화 대전공장으로 경찰과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5월 29일 폭발사고가 발생한 대전시 유성구 한화 대전공장으로 경찰과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중앙포토]

대전지검은 지난해 5월 29일 발생한 한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와 관련, 당시 사업장장·생산1팀장 등 4명과 법인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 "로켓 연료인 추친체에 충격가하면서 폭발" #한화 사업장장·생산팀장 등 관리·감독소홀 확인돼 #지난 2월 근로자 3명 숨진 폭발사고도 수사 진행

로켓 등 유도무기를 생산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29일 4시17분쯤 폭발사고가 발생, 현장에서 일하든 근로자 A씨(33) 등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고 이후 경찰과 노동청·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여러 차례 현장감식을 벌이며 사고 원인을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대전사업장 51동 충전공실에서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자 근로자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켓 연료인 추진체에 충격을 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 29일 로켓 등 유도무기를 제조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 로켓 추진체에 고체 연료를 주입하던 중 폭발사고가 나 근로자 5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29일 로켓 등 유도무기를 제조하는 한화 대전공장에서 로켓 추진체에 고체 연료를 주입하던 중 폭발사고가 나 근로자 5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로켓 연료인 추진체는 산화성 물질인 과염소산 암모늄 혼합물로 폭발·화재 위험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가열·마찰·충격을 가하는 행위가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검찰은 사업장장과 생산1팀장 등이 근로자들의 행위를 제지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이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실시한 특별점검에서는 추락 방지장치 미설치, 안전검사 기준 미달 기계 사용 등 126건에 달하는 안전조치미비 사항도 적발됐다. 이와 관련, 검찰은 대전사업장장과 법인인 ㈜한화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사고는 경찰과 노동청에서 각각 수사했고 최근 노동청으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보완수사를 거쳐 기소했다”며 “올 2월 발생한 2차 폭발사고는 현재 경찰과 노동청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15일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대전지방경찰청 수사관들이 한화 대전공장에서 가져온 압수품을 들고 경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5일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대전지방경찰청 수사관들이 한화 대전공장에서 가져온 압수품을 들고 경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4일에도 한화 대전사업장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폭발 충격으로 이형공실(115㎡ 규모) 출입문이 날아가고 지붕이 찢겨지기도 했다.. 불길이 공장 뒤편 산으로 번졌지만 출동한 소방대가 진화, 더는 확산하지 않았다.

사고가 나자 수사본부를 꾸린 대전경찰청은 대전사업장 관계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달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모의실험 결과 감정서를 통해 로켓 추진체 내 추진제(화약)의 알루미늄 코어를 빼내기 위해 이형기계가 코어와 접촉하는 순간 하단에 남아 있던 정전기 때문에 스파크가 발생, 폭발 점화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경찰은 추진체 내 정전기 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가운데)가 지난 2월 14일 폭발사고로 3명이 숨진 대전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옥경석 한화 화약·방산부문 대표이사(가운데)가 지난 2월 14일 폭발사고로 3명이 숨진 대전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화약·방산부문 옥경석 대표는 사고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장 안전을 제1원칙으로 노력했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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