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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 주석 北 지렛대 활용에 "중국도 비핵화 공동 목표 전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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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28~29일 오사카 G20회의에서 무역담판을 일주일 앞두고 20~21일 방북하기로 했다.[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28~29일 오사카 G20회의에서 무역담판을 일주일 앞두고 20~21일 방북하기로 했다.[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우리의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사카 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시 주석의 전격 방북이 북한 비핵화를 양국 무역분쟁의 지렛대로 활용할지 우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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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관리는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 질의에 "우리의 목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대로 FFVD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미국은 동맹·우방은 물론 중국 등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FFVD라는 공통의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미·중 무역분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고 시도하는 데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할 중국의 공동 책임을 강조하며, 대북 제재·압박 캠페인에서 이탈을 차단한 셈이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국제사회는 완전한 비핵화가 무엇을 수반하는지,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무엇인지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중국을 포함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도 긴밀한 조율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으로선 시 주석이 무역 담판을 벼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사카 미·중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하진 않으면서 방북 일정부터 발표하며 허를 찔린 셈이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워싱턴 시각 오전 7시에 맞춰 시 주석의 주말 방북을 전격 발표한 건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으로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무역합의는 물론 홍콩 시위까지 전방위 압박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G20에 오든, 안 오든 상관없다. 나타나면 좋겠지만, 나타나지 않으면 그동안 중국에서 매월 수십억 달러씩 관세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6일 "대통령은 언제나 인권을 강력하게 옹호해왔다"며 "홍콩 시위는 오사카에서 시 주석을 만났을 때 논의할 주제 중 하나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수일 또는 수 주 동안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결정을 지켜볼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워싱턴 무역 압박을 누그러뜨리려 북미 대화 재개를 도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자오 퉁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센터 박사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시 주석의 방북은 워싱턴에 북한과 공식 대화를 재개하는 데 큰 어려움에 부닥친 상황에서 중국에 북핵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중국을 무역협상에서 공정하게 대접한다면 베이징도 북핵 문제에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단합은 물론 개인적 동지애를 과시하며 서로의 대미 지렛대를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뉴욕 타임스도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이 1박 2일간 방북 동안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를 시도한 뒤 오사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다음 단계 협상 계획을 전할 수 있다"며 "이는 트럼프에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북미 교착상태의 중재자로 나서 미·중무역 전쟁을 완화하고 홍콩 시위에 대한 관심을 분산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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