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지방 많이 먹으면 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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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식물성지방에 많은 리놀레익 산의 과다섭취를 피하고 어패류·해조류(김·미역 등)에 많은 알파리놀레닉 산을 적정비율로 섭취하면 암·뇌졸중·심장병 등을 예방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인간의 수명을 7∼8년이나 연장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명고옥 시립대 오쿠야마(약대)교수는 최근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알파리놀레닉 산이 많이든 먹이와 리놀레익 산이 많이든 먹이를 나누어 먹이고 암세포의 전이 도를 조사한 결과 알파리놀레닉 산이 많이 함유된 먹이를 먹인 쪽의 암 전이도가 리놀레익 산이 많이든 먹이를 먹인 쪽에 비해 40%나 적었다고 일본의 건강잡지『장쾌』지 최근호를 통해 보고했다.
또 뇌졸중을 일으킨 쥐를 3그룹으로 나눠 각각 알파리놀레닉 산, 리놀레익 산, 보통 식의 먹이를 주고 수명을 비교한 결과 알파리놀레닉 산이 많은 먹이 쪽이 가장 오래 살았으며 보통 식, 리놀레익 산의 순 이었는데 알파리놀레닉 산의 먹이 쪽이 리놀레익 산의 먹이 쪽보다 수명이 17% 긴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함께 뇌졸중이 아닌 보통의 쥐에서도 역시 알파리놀레닉 산이 많이 함유된 먹이를 먹은 쪽의 수명이 리놀레익 먹이 쪽보다 12% 길었다.
오쿠야마 교수는『이것도 인간의 수명으로 환산할 경우 7∼8년에 해당된다』고 풀이했다.
리놀레익 산은 필수 지방산으로 부족하면 몸의 성장이 둔화되고 불임의 원인이 되며 모발이 빠지거나 피부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리놀레익 산은 혈액중의 콜레스테롤 치를 낮춰 지금까지 식물성지방은 동물성지방보다 건강에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선호해 왔다.
그러나 오쿠야마 교수는『리놀레익 산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액이 농축, 혈전(혈액 속 피의 덩어리)이 생기므로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며 식물성지방도 과잉 섭취하면 동물성 지방처럼 해롭다고 밝혔다.
오쿠야마 교수는 또『체중 60㎏인 성인의 경우하루 1∼29(밥 2공기 반, 빵 2쪽에 2∼3g함유)의 필수리놀레익 산으로 충분하나 대개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그 10배 이상을 섭취,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알파리놀레닉 산은 역시 필수지방산으로『동물실험결과 ▲혈전의 억제 ▲암의 생성과 전이억제 ▲뇌출혈 방지 ▲수명 연장 등에 그게 효과가 있다』고 밝힌 오쿠야마 교수는 알파리놀레닉 산이 많이든 식품으로 정어리·붕장어·도루묵·가다랭이 등의 어패류, 김·미역·다시마 등 해조류, 바다표범 등의 바다동물을 들었다.
오쿠야마 교수는 최근10여 년간 낙농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덴마크인과 어패류를 많이 섭취하는 에스키모인의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콜레스테롤 섭취 량은 에스키모 인이 훨씬 많았는데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치는 서로 비슷했다. 또 이에 의한 심근경색(심장혈관이 막혀 일어나는 병)이나 뇌경색(뇌혈관이 막혀 일어나는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도 덴마크 인이 훨씬 많았다』고 보고했다.
알파리놀레닉 산과 리놀레익 산의 섭취비율은 실험결과 5대1 정도가 바람직하다는 것.
한편 이화여대 김숙희 박사(식품영양학)는『과거에는 식물성지방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알았으나 최근 올리브기름을 많이 섭취하는 이스라엘여성에게서 유방암이 많은 것으로 보고 되는 등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하고 식물성 지방이라도 전체 섭취 칼로리의 20%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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