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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일부 노조원, 파업 불참했다고 동료 폭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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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는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에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합류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는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에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합류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직원들을 폭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4일 "회사 물적 분할 주주총회 승인 이후 노조 파업이 한층 과격해지며 폭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노조의 파업 행태를 공개했다.

사측은 지난 3일 자료를 통해 "울산 본사 내에서 일부 파업 참가자들이 공장 진입을 막는 회사 생산팀장을 폭행했다"며 "파업 참가자들이 공장에 진입하려 해 생산팀장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엉덩이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울산 동부 경찰서는 같은 날 또 다른 파업 참가자 2명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동료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각 지단별로 흩어진 파업 참가자들이 자재창고 인근 도로를 오토바이로 봉쇄하고, 오토바이 경적시위를 벌이는 등 회사 곳곳에서 생산작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사측은 밝혔다.

사측은 특히 파업 참가자 수가 줄면서 직원들 간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회사 관계자는 지난주 3000명에 달했던 전면 파업 참가자가 3일에는 1800명, 4일 1500명으로 줄었다며 파업 참가를 권유하는 노조 간부 측과 직원들 간 물리적 충돌이 빚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측은 노조가 닷새간 불법 점거했던 한마음회관의 기물이 파손되는 등 물적 피해와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 금액이 10억여원에 이른다며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 집행부 관계자는 울산 본사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전면·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폭행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입장을 밝힐 수 있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일부 노조원의 폭행·기물파손 사건 등이 알려지자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게시판에는 "폭행과 폭력적 행위가 옳은 건지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글과 "가짜뉴스다.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글이 대립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주총에서 회사 물적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반대하며 주총 무효를 주장하는 노조는 지난 3일 오전 8시부터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8시간 전면 파업을 진행하고, 4일에는 오전 9시부터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이어 5일 4시간 부분파업, 7일 2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하는 등 주총 무효 결정이 날 때까지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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