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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번엔 집단체조까지 비판···"무책임한 일본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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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만들어진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후 혹평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근신 처분설이 나돌던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공식 석상에 다시 등장했다.

김정은 “무책임한 일본새” 혹평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6월 3일 5월1일 경기장에서 개막됐다”며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관람하셨다”고 보도했다.

이어 “출연자들은 아름답고 우아한 율동과 기백 있는 체조, 흥취 나는 민족적 정서와 풍부한 예술적 형상, 천변만화하는 대규모 배경대화폭으로 공연을 펼쳤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출연자들의 수고에 감사를 표하시며 손 저어 따뜻한 인사를 보내셨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공연 종료 후 불만을 나타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공연이 끝난 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 성원들을 부르시어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시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 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하셨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문화 건설에서 문학예술 부문의 창작가, 예술인들이 맡고 있는 임무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당의 혁명적인 문예 정책들을 정확히 집행·관철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北 ‘대집단체조’란?  

예술과 체육을 결합했다는 북한 특유의 예술공연인 대집단체조는 10만 명을 넘기도 하는 출연자 규모와 스탠드석의 초대형 카드섹션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5월 ‘소년들의 련합체조’부터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한 ‘빛나는 조국’까지 80여 편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북한은 주민들과 방북한 외빈들에게 공연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관광 상품으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평양 5·1경기장에서 관람한 ‘인민의 나라’는 올해 공개되는 새로운 집단체조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26일 “‘인민의 나라’가 6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진행된다”고 전한 바 있다.

‘근신설’ 김여정 52일 만에 등장  

이날 공연에 최근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여정(왼쪽 두번째)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관람을 수행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날 공연에 최근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여정(왼쪽 두번째)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관람을 수행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이날 공연장에 마련된 주석단에는 이만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간부와 박춘남 문화상 등 정부 간부들이 앉았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도 주석단에 자리했다. 김 제1부부장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이후 52일 만이다.

국내 한 언론은 최근 김 제1부부장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책임으로 근신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부인인 이설주 여사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다. 그 뒤로 이수용 당 부위원장 등이 자리해 오히려 52일간의 공백 이후 정치적 서열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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