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 아마 유엔 결의 위반, 압박이 결과 가져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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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해 스테프 블로크(오른쪽)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해 스테프 블로크(오른쪽) 네덜란드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미사일 발사가 아마도 안보리 결의 위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probably)를 두 번이나 반복하면서 고심해서 내놓은 답변이었다. 북한 미사일 발사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등의 평가가 엇갈리며 미 행정부 내부 혼선이 부각되자 일종의 봉합을 시도한 것이다. 그는 "세계가 동참하는 캠페인이 우리가 추구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제재 집행을 강조했다.

"아마도(probably)" 두 번 반복하며 고심해 대답 #북 미사일 놓고 트럼프-볼턴·섀너핸 혼선 봉합 #"트럼프, 김정은 관계 얘기할 때도 제재는 집행"

폼페이오 장관은 3일 싱클레어 TV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 질문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런 뒤 "글쎄, 아마도 그것들은 아마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겠지만, 정말 중요한 건 미국과 세계가 참여하는 이 캠페인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관계를 얘기하고, 우리 모두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때, 엄청나게 중요한 방식으로 제재를 집행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일에서 이뤄진 진전을 입증할 수 있고, 우리는 제재 집행에 있어 러시아와 중국, 일본과 한국의 지원을 환영한다"며 "이런 일들이 궁극적으로 우리를 싱가포르에서 제시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스위스 RTS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전 세계가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가혹한 일련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정했던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이 이날 서울에서 정경두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우리는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때까지 유엔의 대북제재 집행하는 데 단결해 있으며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드레아 톰슨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도 이날 전화 회견을 통해 "석탄·석유든 사치품이든 불법 환적은 북한 주민이 아닌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로 들어간다"며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불법 환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을 통치할 정통성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자랑스러운 한가지는 우리가 현실을 수용했다는 점"이라며 "그들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인정했다"고 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핵미사일 능력을 본 대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사실을 토대로 미국에 대한 안보 위협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전 세계에서 동맹을 구축해 가혹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들을 통과시켰다"며 "이것들이 우리가 북한을 비핵화하도록 기회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을 합리적인 행위자라고 보느냐에는 "김정은이 결과를 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한다는 의미라면 확실히 합리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의 지금까지 결론은 핵무기가 북한의 최선의 이익이며, 그와 정권의 안보한다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틀렸다"며 "그래서 그가 북한 주민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다른 전략적 결정을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말이 아니라 실천을 놓고 검증해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며 "미 국민이 한순간이라도 우리가 북한과 같은 역사를 가진 어떤 지도자 말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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