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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제국' 미국은 어디로] 타말 자코비 맨해튼硏 선임연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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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사회의 이민자 배척 분위기에 대해 맨해튼연구소의 타말 자코비 선임연구원은 "일부 사람들의 감정적 대응과 왜곡, 그리고 무지에 의한 것일 뿐 이민자를 포용하는 미국의 기본적 전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뉴스위크지 기자 출신인 자코비 연구원은 '용광로 개조하기'(Reinventing the Melting Pot) 등의 저서를 펴낸 이민정책 전문가로 최근 주요 언론에 반(反)이민자 정서를 비판하는 글들을 실어왔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달라진 모습에 이민자.소수계들은 두려움까지 느낄 정도가 됐는데.

"이민자들은 어느 나라에서든 초기.비숙련 노동시장에서 하층 기득권자와 충돌하게 마련이다. 여기에 9.11 이후의 피해의식과 반감이 보태졌을 뿐이다. 그래서 극단적인 주장도 나오고 인권침해 사례도 잇따르지만 미국 사회 주류가 이에 동조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9.11 이후 이민자를 규제.차별하는 2백여개의 법안이 쏟아졌지만 하나도 통과되지 않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민자 문제에 인종차별적 측면은 없나.

"유럽 이민자들이 주류를 이루던 19~20세기 초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이민자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인종차별 사례도 일시적 현상이다. 큰 그림으로 보자. 흑인들과도 융합한 미국이다."

-용광로를 바꾸자는 의미는.

"현재 미국에는 용광로에 대해 세 가지 무용론(無用論)이 있다. 용광로가 꽉 찼다며 이민자를 더 받아들이지 말자는 주장, 미국에 동화되지 않는 히스패닉계의 예를 들어 이민자들이 용광로에 안 들어오려 한다는 주장, 그리고 요즘 이민자들은 못 사는 나라 출신이 많다는 점에서 용광로에 받아들이지 말자는 주장이다. 다 틀린 주장이다. 배척하거나 겉돌게 해서는 문제만 커진다. 8백만명에 이르는 미국 내 불법체류자들을 하루빨리 양성화하되 이들이 진정한 미국인이 되도록 유도하는 사회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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