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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운항하던 항로인데…한강 '로얄크루즈' 왜 모래턱에 걸렸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 30일 오후 5시 서울 동작대교 밑에서 좌초 사고가 발생한 유람선 로얄크루즈의 모습. [YTN 방송 캡처]

지난 30일 오후 5시 서울 동작대교 밑에서 좌초 사고가 발생한 유람선 로얄크루즈의 모습. [YTN 방송 캡처]

지난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동작대교에서 한강 유람선 '로얄크루즈'가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건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라 구조 당국과 시민들이 잔뜩 긴장했지만 탑승객 전원이 무사 구조됐다.
로얄크루즈가 평소 운항하던 항로에서 좌초된 이유는 한강의 수심 차이와 여름철 토사물에 의한 것으로 구조 당국은 파악했다.

31일 당시 구조를 진행했던 반포 수난구조대 관계자는 "한강은 토사물이 많이 떠내려오는 강 중의 하나인데, 특히 여름철이면 토사물 양이 더 많아지면서 바닥 지형이 변하고 모래와 이물질이 쌓이기도 한다"며 "이로 인해 지형이 변하면서 매일 운항하던 길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에도 조석간만의 차이처럼 수심의 차이가 있는데, 심할 때는 수심이 1m가량 차이가 난다"며 "토사물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환경적 요인으로 수심이 낮아지게 되면 유람선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오후 5시쯤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출발한 한국마린서비스 소속 로얄크루즈는 반포대교를 돌아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중 동작대교 북단 상류에 4번~5번 교각 사이 지점에서 모래턱에 걸려 좌초됐다. 당시 유람선에는 승객 23명과 승무원 3명 등 26명 탑승해 있었다.

이 소식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관광 유람선 침몰로 한국인 관광객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뒤 알려지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로얄크루즈는 탑승 인원 55인승 유람선으로,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60인승 허블레아니호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여의나루와 63타워, 노들섬, 세빛섬을 거쳐 반포대교에서 회항하는 코스로 한강 풍경 및 야경 감상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다행히도 당시 로얄크루즈에 타고 있었던 26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유람선이 모래턱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되자, 선장의 지시하에 모든 승객이 구명조끼를 입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구조정을 이용해 승객과 승무원을 구조한 뒤 5m가량 유람선을 예인해 상황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난 구조대의 대응도 매우 빨랐다는 평가다. 오후 6시4분 첫 신고가 들어온 지 3분 뒤인 6시7분 반포 수난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반포 수난구조대 구조정 3대와 한강경찰대 구조정 1대, 육상구조대 및 서초소방서 구급차 및 지휘차가 동원돼 승객들을 구조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수난구조대 관계자 "다뉴브강의 경우 한강보다 폭이 짧고 작은 강이지만 대형 크루즈가 뒤에서 추돌하면서 7초 만에 가라앉아 탑승객들이 구조에 대비하거나 안전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로얄크루즈는 좌초되긴 했지만, 침몰이나 침수된 건 아니었기에 승객 및 승무원들이 차분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구조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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