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선박회사가 배상 책임…참좋은여행사는 “60억 보험 가입”

중앙일보

입력 2019.05.31 00:13

업데이트 2019.05.3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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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다뉴브의 비극
30일 오전 참좋은여행 이상무 전무가 서소문 사무실에서 헝가리 유람선 사고에 관한 브리핑을 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참좋은여행 이상무 전무가 서소문 사무실에서 헝가리 유람선 사고에 관한 브리핑을 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와 관련한 형사처벌과 배상 절차는 헝가리와 국내에서 이원화돼 진행될 전망이다. 현지시간으로 29일 저녁 침몰한 유람선의 운항사는 헝가리 회사로, 배를 조종하던 선장과 선원은 현지인으로 확인됐다.

여행 계약에 안전 의무 포함

30일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 등에 따르면 한국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는 60인승이다. 허블레아니는 부다페스트에 본사를 둔 ‘파노라마 데크’라는 현지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사고 당시 헝가리 국적의 선장과 선원, 한국인 관광객 30명, 한국인 인솔자·현지 가이드 3명 등 총 35명이 배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한다. 항해사 출신 성우린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는 “헝가리 여객회사가 만들어 놓은 약관에 배상 액수 등이 나와 있을 것”이라며 “해외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이 있는 헝가리 선박 회사의 탑승 약관과 가입한 보험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고 배상액이 결정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번 사고가 선박끼리의 충돌로 발생한 만큼 현지 회사는 부딪친 선박 간 과실 비율도 따져보려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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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선장이나 선원 등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건 헝가리 수사기관이 담당하게 된다. 유람선을 소유하고 운영한 주체가 모두 헝가리 회사인 만큼 한국인 피해자가 발생했더라도 국내 수사기관이 사고를 직접 수사해 사고 원인 등을 따지기는 어렵다. 사고 발생 지역 역시 헝가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 인솔자가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형사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헝가리 수사기관에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우선이다”면서도 “여행 패키지 계약에는 안전 의무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한국인 가이드와 참좋은여행 대표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범죄를 수사하는 검찰 관계자는 “헝가리 검찰이 사고 책임을 밝히기 위해서는 당시 배에 타고 있다가 구조된 사람들의 진술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헝가리 수사기관이 한국에 사법공조를 요청하면 우리가 구조돼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진술을 받아 헝가리 수사기관에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여행사는 해외 선박회사와는 별도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전망이다. 2011년 대법원은 “패키지여행 상품에서 여행업자가 부담하는 업무가 개별 서비스 알선에만 국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행사는 해외 패키지 여행 중 현지 운전기사의 부주의로 사고가 나 사망한 A씨 부부의 유족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홍한빛 변호사(법무법인 예율)는 “사고 당시가 밤이고 유속이 빠른 상황인데도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하지 않은 것은 명백히 여행사 가이드의 과실이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며 “비슷한 사건이 한국에서 벌어졌다고 가정한다면 업무상 과실치사까지 적용될 사건이다”고 설명했다.

여행사 측은 “사고를 낸 상대 선박회사에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불편함 없이 처리하겠다”며 “60억원 정도의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된 상태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들이 손해배상을 제기하면 회사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 따라 배상금이 지급된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보험사가 과실 정도를 엄밀히 따져 배상액을 줄이고자 할 가능성도 있다. 탑승객들이 가입한 여행자보험에 따른 보험금은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지급된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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