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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헝가리 총리와 통화 “수색 적극 지원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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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다뉴브의 비극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헝가리 유람선 사고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구조·수색 작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가용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달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헝가리 유람선 사고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구조·수색 작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가용한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달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후 헝가리 유람선 사고와 관련해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헝가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47분쯤 오르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급하게 전화를 드렸는데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헝가리 정부의 적극적인 구조활동 지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정부는 한국 대표단과 협조할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며 “배 위치를 찾아 인양할 예정이며, 잠수부·의료진 200명이 현장에 나가 적극적인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속도가 중요” 실종자 수색 총력 #일정 취소하고 관계장관 대책회의 #오르반 총리 “200명 나서 수색 중” #한국당도 정치공세 자제하기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군·해경·소방청 등 해난사고 대응에 경험이 풍부한 최정예 요원들로 구성된 긴급구조대를 파견했다”며 헝가리 구조팀과의 공조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실종자 구조는 물론 구조자 치료, 사망자 수습 및 유해 송환 등 후속 조치들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물리적인 구조뿐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해 성심껏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구조활동을 긴급 지시한 뒤 오전 11시45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들을 청와대로 불러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예정돼 있던 성과공무원 초청 격려 오찬 일정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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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은 과정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4시5분(한국시간)에 사고가 있었고, 오전 5시 전후로 현지 공관이 사고 사실을 인지해 오전 5시45분에 외교부 해외안전지킴센터에 구두 보고했다”며 “이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외교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최단 시간 내에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관저에서 문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했다고 한다. 다만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보고가 접수된 정확한 시점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정확한 시간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긴급대책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가용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헝가리 당국과 협력하고, 주변국과도 협의해 구조 전문가와 장비를 긴급 추가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해군·소방청·해경 등 구조대가 최단 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일정뿐 아니라 국내 정치권의 일정도 올스톱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부터 다음달 25일까지 하려던 릴레이 국무위원 오찬을 전격 연기했다. 이날은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었다. 당 관계자는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도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만찬 논란과 관련한 청와대 항의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에 가서 국정원장 감찰을 요구하려고 했으나 오늘 헝가리에서 우리 한국인들이 실종됐고, 이를 수습해야 하므로 오늘 청와대 방문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오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기로 한 일정을 취소했다. 각 당은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 구조를 촉구하는 논평을 잇따라 냈다.

위문희·성지원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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