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런 인간음성|컴퓨터가 흉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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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컴퓨터가 사람의 음성을 흉내내거나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신호처리 기초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은종관 교수는 최근 과기처 특정연구과제로 인간이 발음하는 것처럼 명확하고 자연스러운 합성음을 내는 무제한 한국어 음성합성 시스팀의 기초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은 교수는 합성장치에 억양과 액선트를 투입해 인간의 발음과 흡사한 합성음을 낼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하나의 모든 자음을 묶은 2중 음표를 음성의 기본단위로 하는 다이폰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음성합성의 영역을 크게 확장시켰다고 밝혔다.
기존의 기술은 일정한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제한된 음성만을 합성할 수 있었다.
한편 전자통신연구소 김경태 박사는 최근 과기처 특정연구과제로 컴퓨터가 모든 음성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음소단위의 음성인식 시스팀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음소인식기술개발을 위한 기초연구로 자음 18개와 단모음 8개를 결합한 1백44개의 단음절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지금까지의 음성인식 기술로는 컴퓨터에 미리 저장된 단어만을, 그것도 특정한 사람의 발음만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라고 말하고 『음소단위의 음성인식시스팀이 개발되면 기계가 불특정다수의 모든 어휘를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음소단위의 신호처리기술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발성지속시간·억양·액선트·음의 높낮이 등 한국인 특유의 음성규칙을 찾아내는 것으로 언어 및 심리학자들도 참여, 현재 이를 연구중이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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