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정호, 이재웅 겨냥 “서민은 면허 사는데, 날로 먹으려 드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김정호(左), 이재웅(右)

김정호(左), 이재웅(右)

승차공유 서비스를 둘러싼 설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종전 ‘정부(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벤처 창업가(이재웅 쏘카 대표)간 대립’에서, 이제는 벤처 창업가들 내부의 논쟁으로 격화되는 모양새다. 중심에는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이재웅(51) 쏘카 대표가 있다.

‘타다·택시’ 논쟁, IT 업계로 확전 #김 “대기업이 투자 없이 영업하나” #이 “타다가 면허 사줘도 해결 안돼 #택시 연착륙할 정책이 있어야”

이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들이 개인택시 면허권 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개인택시 면허를 판 택시 운전자는 면허 처분 이후 현실적으로 이전과 비슷한 수입을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이는 한글과컴퓨터의 창업자인 이찬진(54) 전 포티스 대표의 페이스북 제안을 우회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타다를 비롯한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개인택시 면허를 사들이고, 정부는 이 면허를 타다와 같은 사업의 면허로 전환해 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재웅 대표는 대신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논의 없이 개인택시 기사 면허만 돈 주고 사주면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한쪽 면만 보는 것”이라며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엔 네이버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인 김정호(54) 베어베터 대표가 이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발달 장애인 등 일반 기업에서 고용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고용해 인쇄·베이커리·커피사업 등을 하는 사회적 기업인 베어베터를 2012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런데 왜 서민은 돈을 1억원이나 모으고, 그 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사야하고, 면허 취득 기준에 맞는 무사고 이력을 쌓아야 하고, 우버 같은 외국계나 대기업은 그냥 아무런 면허권 취득도 안하고 투자도 안하고 자가용 운전자나 모으고 카니발이나 사고 아무나 써서 운행을 하면서 수입을 올려도 된단 말입니까”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쏘카의 타다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가 관련 비용은 지불하지 않고, 이익만 누리려는 ‘무임승차(Free Riding)’와 유사하다고 비난한 것이다. 이어 “그러고는 가격 경쟁력이 어쩌고 저쩌고 미래 4차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입니까”라며 “진짜 웃기는 짬뽕”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타다가 1000대고 개인택시가 1000대면 타다는 면허권을 안사서 1000억원을 덜 투자한 상태로 경쟁하는거 아닙니까. 뭘 어떻게 경쟁하라는 겁니까”라고 비난했다. 또 “개인택시 면허제도가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며 “4차 산업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날로 먹으러 들면 안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웅 대표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댓글에서 “(내 얘기를) 잘못 오독하셨다”며 “개인택시면허를 팔면 서민택시기사가 생계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대표가 “국민들이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시네요”라고 반박하자 장문의 답변을 달았다. 이 대표는 “제 이야기는 분담금을 내던 면허를 사던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므로 복합적인 정책이 결정되어야 개인택시가 잘 연착륙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라며 “(면허권) 매각 만으로는 개인택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수기·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