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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강풍에 배 뒤집혀 2명 실종 …300㎜ 넘게 내린 한라산 입산통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주도에 호우특보와 강풍특보가 동시에 내려졌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7일 “이날 오전 제주도 산지와 북부에 호우경보를, 남부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기상악화로 하늘길 바닷길 일부 지장도 #부산 40mm 호우에 강풍… 배 전복돼 2명 실종 #기상청, 시설물피해 안전사고 유의 당부 #

지난 26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 제주에는 한라산에 영실 316㎜, 삼각봉 315.5㎜, 윗세오름 314㎜, 성판악 226.5㎜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특보 발효로 이날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또 한라산 외에도 서귀포 56.5㎜, 성산 37㎜, 고산 49.8㎜, 색달 140.5㎜, 신례 138.5㎜, 새별오름 134.5㎜, 금악 127.5㎜ 등 제주 전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기상청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27일 밤까지 제주 전역에서 30~80㎜의 많은 비가 내리다가 밤이 되면 서쪽부터 차차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다.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제주는 초속 16.5m, 서귀포 15m, 성산 13.9m, 고산 11.6m, 한라산 삼각봉 32.2m 등의 강풍이 불었다.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27일 오전 한 시민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27일 오전 한 시민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 악화로 하늘길과 바닷길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에는 착륙과 이륙 방향 모두에 윈드시어 특보와 함께 강풍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제주와 울산, 김해를 오가는 항공편 7편이 울산과 김해 현지 공항 기상 사정으로 결항했다. 21편은 지연 운항했다.

제주도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제주를 기점으로 입‧출항하는 여객선 10개 항로 중 제주∼우수영 퀸스타 2호, 제주∼완도 한일블루나래호 등 8개 항로가 결항됐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26일 밤까지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시설물 피해와 안전사고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풍을 동반한 비로 인해 부산 일대에도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부산은 40㎜의 비와 함께 최대순간풍속 기준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이 불어닥쳤다. 27일 낮 12시 31분 부산 두도 북동쪽 2.2㎞ 인근 해상에서 선박 A호(22t·슬러지 청소선·승선원 3명)가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A호의 선장(남, 69)과 기관장(남, 69)이 실종된 상태다. 나머지 1명(남, 69)은 인근에 있던 도선선에 의해 구조됐다.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구토 등 불안정한 증세를 보인다.

27일 낮 12시 31분 부산 서구 두도 북동쪽 2.2㎞ 해상에서 슬러지청소선 A호(22t?승선원 3명)가 전복돼 승선원 3명 중 2명이 실종됐다. [사진 부산해경]

27일 낮 12시 31분 부산 서구 두도 북동쪽 2.2㎞ 해상에서 슬러지청소선 A호(22t?승선원 3명)가 전복돼 승선원 3명 중 2명이 실종됐다. [사진 부산해경]

강한 남풍이 분 김해공항에서는 오전부터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오후 1시 기준 김해공항에 평균 초속 8m의 남풍이 강하게 불면서 국제선 27편과 국내선 54편 등 81편이 결항했다.

부산소방재난 안전본부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강풍 관련 19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낮 12시 28분 부산 중구 한 공사장 외벽에 설치된 20여m 높이 안전펜스가 무너지며 도로를 덮쳤다. 이 사고로 도로 갓길에 정차해 있던 관광버스 천장이 안전펜스에 맞아 파손됐고, 도로 일부가 통제되기도 했다. “가로수가 넘어졌다”, “간판이나 신호등이 바람에 흔들려 추락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본부에서 후속 작업을 벌였다.

제주·부산=최충일·이은지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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