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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 시즌1 마감한 황교안 "외연 확장의 한계, 겸허히 받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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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광화문 집회를 끝으로 장외투쟁 ‘시즌1’을 마무리 지었다. 황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장은 지옥 같았고 시민들은 ‘살려달라’ 절규했다”며 “여러분의 꿈을 만나고 저는 뜨거운 용기를 얻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당 장외투쟁 시즌1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됐다. ①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6차례의 대규모 장외집회 ②황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 등이다. 대규모 집회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강행에 반발하며 지난달 20일 시작했고, ‘대장정’은 여야 4당의 선거법·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지난 7일부터 개시했다. 일부 장외 집회는 황 대표의 대장정과 연계해 대구ㆍ대전 등지에서 열렸다.

황 대표는 이번 시즌1 투쟁을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는 한편, 보수진영 내부 결속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차례에 걸친 장외집회에서는 초강경 메시지로 정부ㆍ여당을 압박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좌파독재 치하에 살게 된다”(4일) “문재인 정권은 폭탄 정권”(11일) “죽기를 각오하고 경제ㆍ민생ㆍ안보 폭망을 막아내겠다”(17일)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또 다른 장외투쟁의 축이었던 ‘대장정’도 지지층 결속 효과를 불러왔다. 황 대표는 ‘대장정’ 18일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7일을 보수 지지세가 강한 영남에서 보냈다. 일정도 35개로 가장 많았다. 충청(4일, 15개 일정), 수도권(3일, 13개 일정)이 그 다음 순위였다. 당 지지세가 약한 호남에서는 이틀을 보낸데다 하룻밤도 묵지 않았다. 이틀 중 하루는 5ㆍ18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에 ‘집토끼’를 넘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즌1 투쟁 막바지로 가면서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21일), “문재인 정권은 분명 최악의 정권”(22일) 등은 여권의 반발을 불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제1야당 대표로서 강경 발언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라고 했다.

한국당 내부적으론 대여투쟁 ‘시즌2’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다. 황 대표는 일단 “투쟁은 계속된다”(26일)면서도 “결과적으로 외연 확장에 아쉬움이 있었다면 그런 평가를 겸허히 받겠다”(24일)고 밝혀 시즌1과 같은 초강경 투쟁 일변도로 흐르진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회 정상화 협상 등도 한국당 향후 투쟁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당의 한 초선의원은 “국회 정상화를 하려면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대치 국면을 자초한 여당이 양보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국회 정상화가 원활하지 않는다면 대여 투쟁도 계속 해야 한다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31일쯤 당 소속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전원이 참석하는 워크샵을 연다. 이 자리에서 향후 투쟁의 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편, 광화문 집회 등의 지속 여부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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