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STOP“ vs “한국당 해산하라“ 50m 거리 동시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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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에게 불끈 쥔 주먹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 연대가 주최한 ‘범국민 촛불문화제’(촛불문화제)와 자유한국당 장외집회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가 동시에 열렸다. 양측의 집회는 서로 불과 5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렸다.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옆자리에서 집회 중인 한국당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세월호 희생자의 아버지인 장훈 피해자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발언대에 올라 “(피해자 가족들이) 한국당 해체를 외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그들이 세월호 참사의 주범을 비호한 세력이고, 진상규명을 막고 책임자 처벌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곧이어 발언자로 나선 윤소하 정의당 의원 역시 “세월호 참사가 우리 아이들의 한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재수사와 특별수사단 설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온 국민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같은 발언자들의 음성은 현장 참석자들에게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한편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한국당이 스피커 출력을 지나치게 높혀 인근의 다른 집회를 일부러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현장의 한 경찰관은 “한국당 측의 스피커 음량은 최근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과하다. 수년 동안 광화문 집회를 지켜봤는데 오늘은 상대방 집회를 방해하겠다는 의도가 느껴질 만큼 음량이 너무 크다”며 한국당 쪽의 스피커 출력을 이상하게 여겼다.

그러나 양측의 소음이 뒤섞인 탓에 한국당 측의 스피커 음량이 규정을 위반했는지는 측정하기 어렵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광화문광장을 지나던 한 시민은 “종종 광화문을 오는데 오늘은 소음이 너무 과한 것 같다”며 “소리가 이 정도면 일상생활도 안 될 것 같다. (종각역 인근의) 젊음의 거리에서부터 스피커 소리가 들렸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또 다른 시민는 “길을 걸으면서 서로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소리가 커서 귀가 아프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집회 주최 측 관계자는 “평소보다 음량을 줄이지만 않았을 뿐”이라며 “오히려 평소보다 스피커를 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