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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을 움직인 기분" 사회당희색|"불신정치의 대가" 침통한 자민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23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선거가 예상대로 자민당의 참패로 끝났다. 총선 참패는 즉각적으로 「우노」수상의 퇴진을 초래, 일본정국은 격동을 겪게 됐다.

<사회당도 의외 표정>
○…이번 선거에서 비약세를 보인 사회당 승리를 두고 사회당 간부들도 의외라는 표정.
「도인(토정) 사회당위원장은 투표당일인 23일 밤 서둘러 당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이 움직였다는 느낌이다. 자민당이 계속 정권을 잡고 있는 한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로 국민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승리를 선언.
「사토」(주등) 선거대책위원장도 『종반전에 자민당이 체제선택론 등 반격자세를 보였음에도 이만큼 나온 것은 예상밖의 승리』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민 참패 솔직히 시인>
○…참패를 당한 자민당수뇌진은「창당이래의 위기」를 되뇌며 허탈한 표정. 선거참모장격인 「하시모토」(교본) 간사장은 23일 밤 11시쯤 TV를 통해 패배의 소식이 계속 전해지자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한다』면서 패인에 관해 『정치가 신뢰를 잃었으며 이에 대한 반감이 자민당을 거부했다. 이를 솔직히 받아들여 사전에 대처하지 못한 당에도 책임이 크다』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여성표 반란으로 낙선>
○…「우노」(우야) 수상의 선거구인 시가 (자하) 현에서 출마한 자민당후보도 야당연합후보에게 패퇴, 형편없는 「우노」수상의 권위와 인기를 그대로 반영.
자민당후보인 「고모토」(하본)는 전국토청장관과 3선관록을 지닌 거물로 상공업자의 지지를 등에 업었으나 여성유권자의 반란표에 결국 굴복. 「우노」수상의 고향인 시가는 수상을 배출했다는 긍지도 한 순간, 여성문제로 완전히 등을 돌린 셈이다. 현직수상이 있는 지역에서 자민당후보가 진 것도 창당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우노 스캔들로 등돌려>
○…사실상 이번 선거에 바람을 일으킨 주역은 여성. 소비세문제로 불만이 팽배해진데다 「우노」수상의 여성스캔들이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셈이다.
여기에 「도이」위원장의 「마돈나선풍」이 주효, 여성입후보자가 비례대표를 합쳐 20석이나 당선되어 지금까지의 기록을 2배나 경신했다. 더구나 사회당소속이 10명인데 반해 자민당은 2명으로 여성파워가 「보혁역전」의 주역임을 과시.

<노조세력으로 주축>
○…11석이나 대거진출한 「연합」의 선전도 이번 선거 최대 이변중의 하나. 자민당의 아성 1인구에서 10명이 입후보, 전원 당선이라는 「맹위」를 떨친 연합은 사실상 사회당의 아류. 소비세와 농산물자유화 정책에 반대하며 자민당에 반기를 든 전민노련과 농협조직이 주축이며 금년가을 해산할 「총평」을 대체할 노조세력이란 점에서 앞으로 예상되는 격동정국에「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 크다.
또 연합은 숫자상으로는 사회·자민에 이은 제3당으로 부상, 앞으로 야당간에 논의가 될 「국민연합정권구상」을 사회당과 함께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매스컴도 "충격"보도>
○…이번 선거를 전하는 일본매스컴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사회당의 승리보다 자민당의 참패에 초점을 맞춰「자민참패, 여야역전」(조일),「자민반감,공전의 대패」(독매),「자민, 괴멸적 패배」(매일),「자민, 역사적 대패」(동경),「삼원에서 여야당연전」(일경신문) 등 기사제목을 특호활자로 뽑아 「충격적 사실」을 알렸다.
NHK-TV도 23일 밤 선거의 대세가 판명되면서 「자민당대패」 라는 자막을 계속 흘렸으며 TBS는 새로이 전개될 보혁역전의 정국양상을 픽션화한 드라마를 즉석에서 내보내는 발빠른 편성을 보이기도.
요미우리신문은 「전후 최대의 정치변동기를 맞았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자민당 단독정권하의 안정구조가 붕괴되었으며 전후 최대의 정치변혁』이라고 이번 선거의 성격규정을 했다. 【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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