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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 비하 멈춰달라” 경찰젠더연구회는 어떤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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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찰 내 학습모임 ‘경찰젠더연구회’가 ‘대림동 여경 논란’과 관련해 “여성 혐오, 여성 경찰에 대한 비하적 댓글을 멈춰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연구회는 입장문에서 "출동 경찰관은 최선을 다해 범죄를 진압했다"며 "해당 사건은 공권력 경시풍조에 대한 경종이지 여경 혐오로 오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성 평등한 치안서비스' 위해 의견 나눈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젠더연구회는 2017년 12월 여성 경찰관 10명이 모여 만든 경찰 내 학습 모임이다. 현재 구성원은 여경 15명이며 대부분 경찰청 본청과 서울 지역 경찰서,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당 연구회 소속 주명희 경정은 “성범죄 피해자를 세심하게 대하는 등 경찰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경찰 조직 내 성 평등을 실현하는 등 ‘성적으로 평등한 치안서비스’를 연구하기 위해 여성 경관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밝혔다.

경찰젠더연구회 소속 여성경찰관 개인 SNS 계정에 올라온 입장문. [사진 SNS 캡처]

경찰젠더연구회 소속 여성경찰관 개인 SNS 계정에 올라온 입장문. [사진 SNS 캡처]

주 경정은 “평소 여성 경찰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한 달에 한 번 모여 관련한 주제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데 이번 대림동 사건뿐 아니라 여경의 체력 문제 역시 그동안 이야기해왔던 주제”라며 “이런 논란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경들의 사기를 꺾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입장문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서는 “대림동 여경 논란이 퍼진 후 구성원들이 SNS 채팅방에서 의견을 나눴고, 입장문을 개인 SNS 계정에 올리자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2018년 기준 139개의 조직 내 학습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06년 인사혁신처가 시행한 공무원 조직 ‘연구 모임’의 일환으로 시작해 꾸준히 학습모임을 장려하고 있다. 교통사고 연구회, 경비업무 연구회, 과학수사 포럼 등 실무에 도움이 되는 모임이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경찰청 로고. [연합뉴스]

경찰청 로고. [연합뉴스]

경찰은 조직 내 학습모임의 입장문 발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글을 올린 경찰관이 여경 전체에 대표성 있는 사람도 아니고, 본인 개인 계정에 올린 글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젠더연구회의 입장문은 지난 21일 오전 소속 여성경찰관의 개인 SNS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경찰젠더연구회 측은 “물론 우리 입장이 여경 전체의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여경들이 있다는 점을 국민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정기적인 연구 활동을 이어가며 성적으로 평등한 치안서비스 확립을 위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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