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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에도 강해요” 고층 목조 건축물 국내서도 관심 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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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4월 23일 경북 영주에 들어선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한그린 목조관). 산림청 국립 산림과학원이 지은 이 건축물은 지상 5층 규모로, 높이가 19.12m다. [사진 산림청]

지난 4월 23일 경북 영주에 들어선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한그린 목조관). 산림청 국립 산림과학원이 지은 이 건축물은 지상 5층 규모로, 높이가 19.12m다. [사진 산림청]

지난 4월 23일 경북 영주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이 준공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지은 ‘한그린목조관’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높이가 19.12m다. 이곳에 쓰인 나무(낙엽송 등)는 191㎥(컨테이너 5대 분량)이다.

영주에 19m 넘는 건축물 세워져 #철 구조물보다 열 전달속도 느려 #화재에 강하고 CO₂ 배출량 적어 #산림청, 목조 주택 등 보급 나서

산림과학원측은 “5층 이상의 목조 건축물에 해당하는 2시간 내화(耐火) 조건을 갖추기 위해 25㎝가 넘은 두꺼운 합판 형태의 재료와 접합기술 등 건축기술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한그린목조관의 1층은 아이돌봄센터, 2층은 전시공간으로 사용된다. 3∼5층에는 사무실(10개)이 있다.

한그린목조관 건축을 계기로 고층 목조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목조 건축물은 화재 등에 철근콘크리트 건축물보다 강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다고 한다.

21일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물은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85.4m(18층) 높이의 ‘미에스토르네’이다. 이곳은 호텔과 아파트로 쓰인다. 나무를 교차로 엮어 만든 합판을 바닥재와 외벽 등의 소재로 사용하며, 기둥 부분은 굴루람(glulam)이라는 접착제로 붙여 만든 목재 소재를 쓴다.

목재는 열전달 속도가 느려 철 구조물 건물보다 화재에 강하다. 표면에 불이 붙는 착화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목재는 화재가 발생하면 표면의 탄화한 부분이 열전달을 완화한다. 또 크게 손상되지 않은 목재 내부가 건축물 하중을 견딜 수 있다. 반면 철이나 알루미늄은 화재 때(400도, 5분 이내 기준) 강도가 40% 이하로 감소해 더 위험하다.

목재 건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50년생 소나무 1그루가 약 1년 6개월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8.3㎏)을 목재 기둥 1개(길이 3m, 폭 10.5m)에 담아 둘 수 있다.

산림청은 목재 건축물 활성화에 나섰다. 산림청은 일반인이 목조 주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6가지 주택 표준 설계도를 무료 보급기로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목조 건축의 구체적인 정보와 표준설계도가 없어 나무로 집을 짓고 싶어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표준 설계도는 귀농형 3종(85㎡형, 110㎡형, 136㎡형)과 귀촌형 3종(63㎡형, 81㎡형, 108㎡형)등이다.

또 귀농·귀촌인이 목조 주택을 지을 경우 국산 목재 30% 이상 사용 조건으로 최대 1억원을 저리 융자해주기로 했다. 올해 융자 규모는 총 10억원이며, 5년 거치 10년 상황(연이율 2%) 조건이다.

이와 함께 산림청은 목조건축물 고층화를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기준 등을 새로 마련하기로 했다.

목재로 짓는 공공기관도 점차 늘려나가기로 했다. 남북산림협력센터를 비롯해 동해안 산불관리센터, 산림생태관리센터, 휴양림 관리소, 강릉항공관리소 격납고 등을 목재로 짓는다. 국내 목조 건축 허가 건수는 1999년 1265건에서 2018년 1만2750건으로 10배 정도로 늘었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목조 건축물을 활성화해 환경을 보호하고 목재 공동구매제도 도입, 목재정보센터 등의 구축 등을 통해 목재산업도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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