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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양 DGIST 총장 “과오 인정하고 내실 기해 한국의 칼텍 만들 것”

중앙일보

입력

“지난 과오는 인정하고 넘어갔어야 했다. 지난해와 올해 감사만 총 6번을 받았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뒷걸음질만 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잠재력이 큰 학교다. 요란한 비전보다는 내실을 갖춰나가겠다”

지난달 25일 국양 신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이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국양 신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이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1일 취임한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임 총장이 지난해 있었던 신성철 제1대 DGIST 총장(현 KAIST 총장) 비위 의혹과 손상혁 전 총장의 자진 사퇴 등 내홍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17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첫 기자간담회서 과거 사건 입장 전해 #“손 前 총장 사퇴는 개인간 불화 때문” #신성철 비위 의혹은 검찰 조사 진행중 #칼텍·UC샌디에이고 모델로 도약할 것

국 총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DGIST를 둘러싼 내홍은 교수와 연구원 간에 발생한 개인적인 불화가 일차적인 원인으로 파악됐다”며 “교내 감사로 처벌이 가능했지만, 언론·국회 등에 투서가 전달되며 문제가 확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손상혁 전 DGIST 총장은 지난해 11월 부패 신고자 권익 침해, 연구비 부당 집행, 셀프임용 등 비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자진해서 사퇴했다. 셀프임용이란 당시 펠로(특별연구원) 자격이 아닌 손 전 총장이 내부 규정을 바꿔 자신을 재임용하고 정년까지 연장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사건은 손 전 총장의 연구수당 부당 집행 등에 대해 불만을 품은 일부 구성원이 사퇴를 요구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투서를 접수한 데서 비롯됐다. 국 총장은 그러나 “당시 이 같은 개인 갈등을 유발한 근본 문제는 200명에 달하는 교수와 연구원이 하나의 이익을 놓고 나눠 가져야 하는 예산 분배 시스템”이라며 향후 최대 2년에 걸쳐 이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 총장은 이어 “(제1대 총장이었던) 신성철 KAIST 총장 문제는 아직 검찰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에 연루된 DGIST 교수에 대한 징계 처분도 내려온 바 없다”고 전했다. 신성철 총장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연구비를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국 총장은 그러나 “지난 한 달 반 동안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매우 우수하고 교수들도 대부분 국내 최고 수준임을 느꼈다"며 "(사태) 수습 뒤 연구·교육행정을 공격적으로 효율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퀄컴과 생명공학 연구소인 솔크연구소를 배출하며 급성장한 UC샌디에이고와 인력 규모는 작지만,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한 칼텍이 DGIST의 모델”이라며 “부속 연구기관인 뇌연구원과 협력해 진단·치료 등 의 생명 분야도 특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전문화한 ‘팹리스(Fabless) 서비스’도 주요 추진 과제로 꼽았다. 국 총장은 “향후 인력을 보충해 대학이 파운드리 서비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 총장은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이화여대 양자나노과학연구소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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