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텔, “미국 관리에겐 25% 서비스 이용료 받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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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의 한 호텔그룹이 앞으로 자신의 호텔을 이용하는 모든 미국 관리들에겐 25%의 ‘관세’(서비스 비용)를 부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황마자르 호텔은 1999년 하이난다오의 하이커우에 문을 열었다. "전력을 다해 하이난다오를 알리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85% 이상의 투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황마자르호텔 홈페이지 캡처]

황마자르 호텔은 1999년 하이난다오의 하이커우에 문을 열었다. "전력을 다해 하이난다오를 알리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85% 이상의 투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황마자르호텔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영문 일간지인 글로벌타임스 1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성도(省都) 하이커우(海口)에 위치한 황마자르(皇馬假日, Huangma Holiday) 그룹은 14일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례적인 안내문을 게재했다.
“분쟁을 피하고 황마자르 그룹 산하 각 호텔의 정상적인 경영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본 호텔 그룹에 투숙하거나 식당을 이용하는 모든 미국인은 신중하게 행동해줄 것을 건의하며 본 호텔을 이용하는 미국 정부 관리들에겐 오늘부터 25%의 서비스 비용을 받는다”.
미국 관리에 대한 서비스 비용을 25%로 올리겠다는 황마자르 호텔의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것을 흉내 낸 조치로 보인다.

미국인들은 호텔을 이용할 때 신중하게 행동할 것과 미국 정부 관리들에겐 14일부터 25%의 서비스 이용료를 받겠다고 발표한 황마자르 그룹의 공식 웨이보 계정 내용. [황마자르 공식 웨이보 계정 캡처]

미국인들은 호텔을 이용할 때 신중하게 행동할 것과 미국 정부 관리들에겐 14일부터 25%의 서비스 이용료를 받겠다고 발표한 황마자르 그룹의 공식 웨이보 계정 내용. [황마자르 공식 웨이보 계정 캡처]

황마자르 호텔의 발표가 나가자 중국 네티즌의 반응이 엇갈렸다. “잘했다”는 댓글도 있지만 “이럴 때마다 꼭 ‘쇼’하는 얄팍한 상인이 있다”에서 “장사가 안 되냐?” “이런 쓰레기 같은 호텔은 사람들 눈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와 같은 비난도 함께 등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황마자르 그룹이 20년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문화를 주제로 한 호텔 경영으로 85% 이상의 높은 투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선 중앙텔레비전(CCTV)이 13일 저녁 7시 뉴스를 통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모든 대비를 갖추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낸 뒤 모든 매체가 대미 항전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CCTV 뉴스 보도는 중국 온라인에서 33억 차례나 읽혔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일보는 15일 ‘군자의 나라는 싸우기에 앞서 먼저 예의를 지킨다’는 글을 통해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희망한다는 중국의 속내로 풀이된다.

중국산 제품 25% 관세 인상에 항의 표시 #일부 중국 네티즌은 “잘했다”고 하지만 #“쓰레기 같은 호텔” “쇼 한다” 비난도 많아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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