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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탄광 파업 우크라이나로 번져|소 관료 부패가 탄광 불질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소련 시베리아 탄광 지역의 파업 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점차 발전돼가고 있다.
지난 9일 서부 시베리아에 메즈두레젠스크에서 처음 발생한 탄광 파업 사태는 13일 당국의 개입으로 일단 진정되는 듯 했으나 광원들이 직장 복귀를 거부하고 파업이 인근 탄광지역으로 확산했고 16일 소련 제2의 탄광지역인 쿠즈바스 (쿠즈네츠크) 탄전 광원 8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파업으로 확대됐다.
또 파업은 비단 탄광 뿐 아니라 이 지역 도시 공장 노동자들에게까지 번졌으며 17일엔 소련 최대의 탄전 지대이자 소련 전체 석탄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도네츠그) 탄전으로까지 확산,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소련 정부 당국은 이번 파업으로 이미 1백만t의 석탄 생산 차질이 생겼으며 금액으론 매일 미화3천2백만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석탄 문제는▲철도수송▲발전 능력▲기계 제작 문제와 함께 현재 소련 경제가 안고 있는 4개의 치명적 결점으로 지적되고있다.
소련의 석탄 생산은 연7억6천만t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중 30% 가까이를 도네츠크탄전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네츠크 탄전은 탄층이 고갈, 채탄 비용이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산출량 또한 크게 줄고있다.
노후한 도네츠크탄전 대신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번 사태가 발생한 서부 시베리아의 쿠즈네츠크 탄전. 최근들어 소련 정부는 석탄 생산에 있어 쿠즈네츠크 우선 정책으로 전환, 생산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쿠즈네츠크에 대한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현지 탄광 노동자들은 극도의 열악한 작업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소련은 그 동안 산업 설비에 대한 투자를 소홀, 거의 전산업이 시설·장비 노후화로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 재해가 빈발하고 있으며 특히 공해 방지 징치가 미비, 노동자들은 극도의 산업 공해 속에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소련에서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각종 대형 사고는 이 같은 산업시설 노후화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과다한 노동 시간, 궁핍한 생활, 현지 관리들의 부패 등 소련 사회에 공통된 부조리가 추가됨으로써 이번 탄광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한것으로 분석된다.
탄광 노동자들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그 여파는 소련 산업전반에 미칠 것이 확실하다.
소련의 전체 발전량의 86%를 차지하는 화력 발전에 있어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므로 석탄 생산의 차질은 산업 전체를 위기 상태에 빠뜨릴 것이 분명하다.
최근 수년간 소련의 발전 능력은 거의 제로 성장을 기록, 소련의 전력 부족은 이미 심각한 상태다.
소련 지도부는 이번 탄광 파업이 미칠 경제적 피해 뿐 아니라 그 정치적 영향을 고려, 정치국원 「슬륜코프」를 현지에 급파해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친서를 노동자들에게 전하고 부패 관리 처벌·작업 및 생활 조건 개선을 약속하는 등 조기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해결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다. <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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