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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달말 아베와 사실상 日 항모 탑승”…군사동맹 일본 띄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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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7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즈모급 헬기탑재 호위함인 가가함이 남중국해에서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9월 17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즈모급 헬기탑재 호위함인 가가함이 남중국해에서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일본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일본의 최신 호위함을 시찰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8일자 석간에서 “일·미 양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기간 중 아베 총리와 함께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인 ‘가가함’에 승선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며 "28일쯤 (미 7함대가 있는) 요코스카 기지에서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요코스카 기지서 승선할 듯" #전후 일본이 처음 갖는 항공모함 #개조 후 F-35B 스텔스 전투기 탑재 # #

2017년 3월 취역한 가가함은 일본 최대급 헬기탑재 호위함으로 사실상의 항공모함으로 불린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호위함인 이즈모함과 가가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즈모함과 가가함은 모두 이즈모급 함으로 불린다. 항모화 이후에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한다. 가가함은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에서 침몰한 옛 일본 해군의 항공모함과 이름이 같다. 전후 일본이 항공모함을 갖기는 처음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만큼 상징성이 높은 군함인 까닭에 아베 정권은 미국 대통령의 승선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했을 때에도 이즈모급 호위함 승선을 준비했다가 막판에 결렬됐다. 당시 일정과 경비 문제 등으로 보류됐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가함 승선은 중국 견제를 위해 뭉친 미·일 군사동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맹국을 지켜주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과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추진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의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가함에 올라 아베 총리와 함께 손을 흔드는 모습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일본을 선택했고, 따라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미국이 공인한다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사실상의 항모 보유에 대한 일본 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이 힘을 실어주는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22일 가가함의 한 여성 자위관이 갑판 함미에 욱일기를 게양하고 돌아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9월 22일 가가함의 한 여성 자위관이 갑판 함미에 욱일기를 게양하고 돌아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일본 언론에선 이즈모함 승선 가능성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즈모함은 이달 하순 인도양에서 프랑스 해군 항모인 샤를 드골 함과 공동훈련이 예정돼 있다. 신문에 따르면 이 훈련에는 미군과 호주군 함정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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