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업체 분유를 먹은 생후 한 달 아기가 설사와 구토를 반복해 소비자 분쟁이 일어났다. 7일 YTN에 따르면 해당 분유통은 녹이 슬어 있었고, 녹이 생긴 원인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자 강모씨는 생후 한 달 된 딸이 먹을 분유를 구입했다. 그런데 분유를 먹은 아이가 이틀 만에 몸을 틀면서 소리를 지르고 하루에 일곱번씩 설사를 쏟아내는 증세를 보였다. 강씨는 "잠을 아예 못 자고, 먹는 게 있으면 다 토했다"고 전했다.
강씨는 아기의 구토와 설사가 멈추지 않자 곧바로 동네 병원을 찾았고, 결국 대학병원으로 옮겨 일주일 남짓 입원 치료를 받게 해야 했다. 병원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아기가 위장염과 결장염에 걸렸다는 진단을 내렸다.
강씨는 이후 분유통을 살피다 황토색 안전 캡 아래에서 녹가루가 번져 나와 분유와 섞여 있던 것을 발견했다. 강씨는 "(녹이) 주황색 가루처럼 가루가 다 있었다. (가루가) 분유 안으로 떨어져서 아이가 먹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 소화기 영양과 교수는 "(금속 성분은) 과량 흡수됐을 때 소화기 부작용, 구토, 설사, 복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씨가 해당 업체에 항의했더니 '사람들은 철을 섭취하며 살아야 하니 먹어도 상관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강씨는 "영양제로 먹을 수 있게 제조돼서 먹는 철(철분)과 녹이 슨 철이랑은 다른데도 그게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공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소비자 과실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가습기를 틀거나 극소량의 물방울만 닿아도 분유통에 쉽게 녹이 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이 부모는 가습기도 없고 며칠 만에 녹이 슬만 한 환경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씨는 "집에 가습기도 없고 공기청정기가 있다. 분유는 부엌 선반에 보관한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다른 회사들의 분유통도 마찬가지"라며 "부모들이 엄청난 액수의 보상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자료를 받으면 사건을 면밀하게 살펴본 뒤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