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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언제 섹시댄스를" 교장 해명에…"제가 당사자" 외친 학생

중앙일보

입력

[MBC 'PD수첩']

[MBC 'PD수첩']

'아이돌 사관학교'로 유명한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이하 서공예)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30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이 학교 교장이 학생들을 각종 행사에 동원하고 섹시댄스를 강요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다는 학생들의 성토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채 종교시설, 보험사, 군대 등 행사장에 불려다니며 가요를 틀고 춤을 춰야 했다고 밝혔다.

한 학생은 "저희는 걸스 힙합과 걸리쉬 전공"이라며 "그런데 이런 노래와 의상을 입고 예배시간에 십자가 아래서 가요로 춤을 추고 있을 때 '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육군 행사에 동원된 한 학생은 "군인분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저희를 일렬로 세워놓고 나눠줘라, 사진 찍어줘라, 안아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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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도 행사장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일을 당했다. 보험사 행사에 동원된 남학생은 "공연 끝나고 교장 선생님께서 남학생들에게 '사탕을 나눠 드리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술에 많이 취한 여성분이 남학생을 강제로 터치하며 '사진 같이 찍자. 내가 언제 이런 젊은 남자랑 사진 찍어보겠냐'고 했다"고 증언했다.

교장이 학생들 앞에서 해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교장이 "내가 가서 안아주라고 그랬다는 기억은 잘 안 난다"며 "정말 안타까운데 어떻게 섹시 댄스 춰라, 안아줘라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그러냐"고 말했다. 그러자 이 자리에서 한 학생은 "제가 당사자예요 교장 선생님"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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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공예는 채용 비리 의혹도 받고 있다. 교장의 부인은 행정실장에, 자녀들은 행정실 직원과 연기과 정교사로 임용됐다.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지난해 10월 서울시 교육청의 특별감사를 받았다. 교장 파면과 행정실장의 해임이라는 중징계 처분이 권고되었다. 하지만 학교 재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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