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9.7원 뚝↓…원화값 2년3개월 최저인 달러당 1168.2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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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가 달러당 1168.2원을 기록하며 2년3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30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분주하게 거래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원화가치가 달러당 1168.2원을 기록하며 2년3개월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30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분주하게 거래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원화값이 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1분기 성장률(-0.3%) 쇼크로 연저점을 기록한 데 이어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둔화와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이 불안감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9.7원 떨어진 달러당 1168.2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7년 1월31일(달러당 1170.0원) 이후 2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26일 연저점(달러당 1162.0원)을 다시 경신했다.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 건 부진한 중국 지표였다. 이날 오전 중국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50.9)보다 낮은 50.2로 나오며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원화값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역외 시장을 중심으로 원화의 추가 약세를 기대하는 달러화 매수 물량이 가세하며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화가치 하락세는 수급의 문제로 보인다”며 “그동안 원화가치가 떨어지면(달러값이 비싸지면) 달러를 팔던 기업들도 (달러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원화 약세를 기대하는 역외 시장의 달러화 매수 물량이 겹치며 원화값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배당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4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외환 당국이 원화 가치 하락을 막을 수단이 마땅히 없는 데다 최근의 원화 약세가 그리 불편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당분간 원화가치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전분기 대비, 연율)를 기록하는 등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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