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내 대선후보 지지율 계속 내려가 사라지길…직업으로 정치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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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3일 정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 어떻게 더 선을 긋냐”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모식(5월 23일) 준비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였지만 그의 정치 활동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유 이사장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말했는데 그렇게 해도 안 믿어주면 말로는 방법이 없다. 그런 말을 하는 건 그분들의 희망 사항이다.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하는 거니까요”라고도 했다. 유 이사장은 또 “이해찬 대표는 저를 그냥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만 대해주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제가 빼달라고 간곡히 말했는데도 계속 넣는 곳이 있는데 다행인 건 (지지율이) 계속 떨어진다는 거다. 안심이 된다. 계속 내려가서 사라져주길 바라고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에 서울 마포구에 있는 노무현재단에서 열렸다. 수십 명의 기자는 질의응답 시간에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 가능성을 캐물었고, 유 이사장은 일관되게 “아니오”라고 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도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유 이사장은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완전히 떠났다. 직접 권력을 잡아서 국가 권력의 기능이나 작동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는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제가 알릴레오를 하는 것이나 투표소 가서 투표하는 것,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현안을 이야기하는 것도 다 정치다. 이런 의미의 정치는 민주공화국의 주권을 가진 시민의 권리고 의무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두언씨가 (저보고) ‘틀림없이 선거에 나갈 거다, 알릴레오를 하는 건 손해다'라고 말했는데 저도 동의한다. 직업으로서 정치를 할 생각이 있었다면 절대 이런 식으로 안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질문에는 “응원하고 있는 중”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정부 수립 이후 70년 동안 우리 시대정신이었던 세 가지가 있다”면서 “‘민주주의의 위기’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본다. 우리 민주주의는 안정기로, 또 상승기로 접어들었다. 두 번째 시대정신인 ‘서민 경제 위기’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 같다. 지난 수십 년간 문제가 된 것이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골고루 함께 잘 사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라는 세 번째 시대정신을 언급하며 “갈림길에 와 있다. 아직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구조적인 전환에 서 있다”고 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10주기 추모 행사의 메인 슬로건은 ‘새로운 노무현’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에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노무현 시민센터(가칭)’를 착공하며 이를 위한 100억원 건축 모금 캠페인을 다음 달 2일부터 시작한다. 추도식은 5월 23일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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